노태우 전 대통령의 장례를 국가장으로 치르겠다는 정부 방침에 유감을 밝힌 5‧18민주화운동 관련 단체들이 5‧18 당시 시민군 상황실장이던 박남선 씨(68)가 노 전 대통령 빈소를 조문한 것을 두고 28일 성명을 내 “유족들의 뜻과 무관한 개인행동”이라고 밝혔다.
김영훈 5‧18민주유공자유족회장은 “박 씨 개인이 독단적으로 빈소를 찾아 조문한 것에 대해 회원들이 화가 나 있는 분위기”라며 “박 씨가 조문하면서 유족회 단체 명의를 사용한 것은 올바르지 않다”고 말했다.
5·18구속부상자회 관계자도 “박 씨가 시민군 상활실장이라는 과거 직함을 활용해 마치 공식조문을 하는 것처럼 부적절한 행동을 했다”고 했다. 일부 회원들 사이에서는 박 씨를 구속부상자회 회원에서 제명하자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5‧18관련 단체들은 노 전 대통령이 5‧18당시 발포책임 등 진실을 규명하지 않았고 진정한 사과를 하지 않았다며 국가장과 국립묘지 안장을 반대하고 있다.
다만 5‧18때 계엄군에 구타당해 실명한 뒤 연극 애꾸눈 광대 공연을 하고 있는 이지현 씨(70)는 “아들 재헌 씨가 2년 전부터 유족들에게 사죄를 받기 위해 노력했지만 결국 용서를 받지 못했다”면서도 “재헌 씨가 고인이 광주에 올 수 없는 상황이라는 점을 알리기 위해 고인의 치료 동영상을 보여주는 등 유족들에게 사죄를 받으려 노력을 했다”고 말했다.
5‧18기념재단의 한 관계자는 “고인과 전두환 씨는 다른 모습이 있다. 만약 전 씨가 진정한 사과 없이 숨진 상황에서 국가장을 치른다고 한다면 5‧18관련 단체 회원들 모두가 물리적으로 저지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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