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걸렸다가 회복해 생기는 것보다 백신 접종으로 생기는 코로나19 감염 예방 효과가 더 크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코로나19에 걸렸던 사람들도 백신을 맞으면 코로나19 감염을 더 잘 막을 수 있다는 뜻이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백신을 맞지 않았고 코로나19에 감염된 적이 있는 이들은, 백신 접종을 마쳤고 코로나19 감염된 적이 없는 이들보다 코로나19 감염 확률이 5배 이상 높다는 연구 결과를 29일(현지 시간) 발표했다고 AP통신과 미국 NBC 뉴스 등이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연구진은 올해 1¤9월 미국 9개 주에 있는 187개 병원에서 코로나19와 비슷한 증상으로 입원한 성인 환자 7348명을 분석했다. 이중 1020명은 백신을 안 맞았고 3~6개월 전에 코로나19에 걸렸다가 회복된 ‘감염 그룹’이었다. 나머지 6328명은 같은 기간 화이자나 모더나 백신을 접종한 이들로 감염된 기록이 없는 ‘접종 그룹’이었다. 얀센 백신 접종자는 자료가 충분치 않아 연구에서 제외됐다.
두 그룹을 분석한 결과 ‘감염 그룹’에서는 8.7%(89명)가 실제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나타났고, ‘접종 그룹’에서는 5.1%(329명)만 감염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이 환자들의 연령과 코로나19의 지역별 유행 정도를 감안해 결과를 다시 분석한 결과 ‘감염 그룹’은 ‘접종 그룹’보다 코로나19 감염 확률이 5.49배 높았다. 로셸 월렌스키 CDC 국장은 성명을 통해 “감염에서 회복됐더라도 코로나19 백신을 맞아야 한다는 걸 보여주는 추가 증거”라고 연구 결과의 의미를 설명했다. 앞선 8월 CDC는 16세 이상 미국인의 약 22%가 감염에서 회복하면서 생긴 항체를 갖고 있을 수 있다고 추산한 바 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앞서 다른 연구에서 코로나19 감염에서 회복된 이들이 백신을 맞으면 특히 강력한 면역을 갖게 된다는 결과가 나왔던 것과도 방향이 일치한다. 버밍엄 앨라버마대의 감염병 전문가인 마이크 새그 박사는 “이번 연구는 백신 접종이 증상이 있는 코로나19 감염을 예방하는데 뛰어난 효과를 낸다는 것을 뚜렷하게 보여준다”고 AP통신에 말했다. 다만 연구진은 이번 연구가 최근 6개월 이내에 백신 접종자를 대상으로 했기에 시간이 지나면서 감염 예방 효과가 줄어들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에서는 앞선 CDC 연구와 마찬가지로 화이자 백신보다 모더나 백신의 감염 예방 효과가 뛰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대별로는 18~64세보다 65세 이상에서 백신의 감염 예방 효과가 두드러졌다.
CDC는 또 코로나19 백신 추가 접종(부스터샷)의 대상자로 우울증 등 정신질환이 있는 사람을 추가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9일 전했다. 이에 따르면 CDC는 우울증과 조현병을 비롯한 정신질환을 코로나19 감염 시 중증을 앓을 가능성이 높은 질환 목록에 추가했다. 이에 따라 정신질환이 있는 이들도 부스터샷을 맞을 수 있다. 앞서 미국 보건당국은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 접종을 마친 18세 이상 성인 가운데 기저질환이 있는 사람은 부스터샷을 맞으라고 권고한 바 있다.
올해 1월 의학저널에 실린 논문에 따르면 조현병이 있는 코로나19 환자는 코로나19로 사망할 확률이 약 3배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난 바 있다. 해마다 미국 성인 5명 중 1명은 어떤 형태로든 정신질환을 겪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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