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은 정청래 의원의 ‘통행세’ 발언 논란과 관련해 대한불교조계종과 해인사에 사과했다.
고용진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정 의원이 문화재 관람료와 관련해 특정 사찰을 거론하며 발언한 것을 확인한 결과 사실이 다르므로 당 차원에서 바로 잡는다”며 “비하 발언으로 조계종과 해인사에 누를 끼친 점에 대해 사과하며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
고 수석대변인은 “불교계가 여러 문제제기를 해왔고, 지도부가 회의를 거쳐서 입장을 정리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민주당은 다수 국가지정 문화재를 소유·관리하는 불교계 노고를 높게 평가하며 국가 차원의 지원책도 제도적으로 강구하겠다”며 “문화재보호법과 전통사찰법 등으로 재산권을 침해·규제받는 전통사찰의 피해를 잘 살펴서 개선하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정 의원은 지난달 5일 문화재청 국정감사에서 일부 사찰에서 징수하는 문화재관람료를 ‘통행세’로 지칭하고, 사찰을 ‘봉이 김선달’로 비유했다. 정 의원은 “매표소에서 해인사까지 거리가 3.5㎞”라며 “3.5㎞ 밖 매표소에서 표 뽑고 통행세 내고 들어간다. 그 절에 안 들어가더라도 내야 한다. 봉이 김선달도 아니고”라고 했다.
이에 해인사는 “사찰 입장료를 징수하는 사찰은 대한민국에 없다. 1962년에 제정된 문화재 보호법에 따라 문화재를 보유한 사찰은 문화재 관람료를 징수하고 있는 것”이라며 “해인사 매표소는 문화재구역 초입에서 1km나 지난 지점에 위치해 있다”라고 반발했다.
조계종은 성명을 통해 “문화재관람료에 대한 사실을 왜곡하고 불교계를 사기꾼으로 매도하여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한 정청래 의원의 공개적이고 공식적인 참회를 요구한다”며 공식적인 사과를 요구했지만, 정 의원은 이를 거부해왔다.
조계종 대표단이 같은 달 20일 송영길 민주당 대표 항의방문에 나선 데다가 해인사 신도회가 이날 국회 앞에서 집회를 예고하자, 민주당이 정 의원을 대신해 사과하며 불교계 민심 수습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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