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국산전투기 ‘KF-21 보라매’의 공동개발국인 인도네시아가 기존 분담금 규모와 납부기한을 유지하되 분담금의 30%를 돈이 아닌 현물로 내기로 했다. 총 사업비 8조8095억 원의 20%인 1조7338억 원을 내기로 해놓고 미납해오던 인도네시아와의 분담금 협상이 일단락 된 것이다.
방위사업청은 11일 자카르타에서 인도네시아 국방부와 KF-21 분담금 조정 관련 6차 실무협의를 열고 최종 합의문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앞서 2018년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양국 정상회담에서 경제난을 이유로 분담금 조정 협상을 요청한 이후 3년 만이다.
일단 양국은 인도네시아가 KF-21 개발 사업에 부담하기로 한 1조7338억 원의 분담금은 유지하기로 했다. 납부 기간도 2016~2026년으로 기존 계약 그대로다. 다만 인도네시아는 분담금의 약 30%인 약 5100억 원을 현물로 납부하기로 했다. 향후 논의될 현물의 종류는 한국이 인도네시아에서 주로 수입하는 천연가스, 유연탄, 천연고무 등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합의는 분담금 비율 유지 등 기존 KF-21 개발 사업의 틀을 지켜내면서도 인도네시아의 경제 사정을 고려해 우리 정부가 한발 양보하는 방식으로 절충점을 찾은 것으로 풀이된다. 분담금 납부가 지연되면서 KF-21 개발 사업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자 강은호 방사청장은 지난달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서 “11월 안에 분담금 미납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2016년부터 쌓인 미납 분담금의 완납 시한 등은 이번 합의문에 명시되지 않았다. 현재 인도네시아는 올해 상반기까지 내야 할 9313억 원 중 7041억 원을 미납한 상태다. 양국은 미납금을 내년 상반기까지 분납하는 방식을 추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납금부터 우선 현물로 납부할 가능성도 일각에선 제기된다.
또 인도네시아는 올해 안으로 경남 사천 한국항공우주항공(KAI)에 자국 기술진 70여 명도 추가 파견하기로 했다. 앞서 지난해 3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여파로 본국으로 철수한 기술진 114명 가운데 32명은 올해 8월 복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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