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가 ‘지옥의 문’을 열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지옥’이 공개 하루만에 세계 1위에 등극한 것. ‘오징어게임’이 공개 6일만에 세계 1위에 오른 것과 비교하면 한국 드라마의 1위 등극 속도가 눈에 띄게 빨라졌다.
21일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콘텐츠 순위 집계 사이트인 ‘플릭스 패트롤’에 따르면 19일 전세계 190여 개국에서 동시에 공개된 ‘지옥’은 20일 현재 한국, 말레이시아, 멕시코, 벨기에 등 24개국에서 1위를 차지하며 전세계 TV쇼 부문 스트리밍 순위 1위에 올랐다. 앞서 ‘오징어게임’은 9월 17일 공개 이후 6일만인 23일 세계 1위에 올랐다.
‘오징어게임’은 지금까지 90여 개국에서 한 번씩 세계 1위를 차지했는데, ‘지옥’이 이 기록을 따라잡는 건 시간문제라는 전망이 나온다. 영화 평점 사이트인 ‘로튼토마토’는 20일 오후 기준 ‘지옥’의 신선도를 100%로 평가하며 지옥의 흥행이 더 빠른 속도로 질주할 것이라는데 무게를 실었다.
9월 23일 이후 닷새를 제외하고 세계 1위 자리를 수성했던 ‘오징어게임’은 또다른 K드라마 ‘지옥’의 등장으로 2위 자리로 밀려났다. 세계 드라마 시장이 K드라마끼리의 경쟁장이 된 것.
‘지옥’은 공식 공개 전 부산국제영화제, 언론시사회 등을 통해 미리 공개될 당시부터 글로벌 흥행이 유력시되며 ‘제2의 오징어게임’으로 불린 작품. 그러나 공개 하루만에 세계 1위에 등극한 건 예상을 크게 웃도는 돌풍 수준이다.
이처럼 ‘지옥’이 전 세계인의 주목을 받게 된 힘 중 하나는 1화 도입부 6분 남짓한 장면에서 나온다는 분석도 있다. 도입부에는 천사로부터 지옥에 갈 날짜와 시간을 고지받은 한 남자가 서울 도심의 한 카페에 초조하게 앉아있는 모습이 나온다. ‘지옥의 사자’는 실제로 해당 시간에 이 남자를 찾아오고 도심 도로에서의 추격전 끝에 이 남자를 잔인하게 폭행하며 지옥의 고통을 시현한 끝에 불에 태우는 방식으로 처형한다. 도입부부터 관객을 압도하는 장면만 응축해 보여주며 “도대체 저 남자는 왜 지옥에 가게된 걸까”하는 호기심을 자극하는 것. 이처럼 “도대체 왜?”라는 궁금증이 지옥을 끝까지 보게 만드는 원동력이라는 분석이다. 여기에 가장 일상적이고 현실적인 공간에서 가장 비현실적인 사건이 벌어지는 설정이 봉준호 감독의 영화 ‘괴물’처럼 몰입도를 높이는 한편 공포감을 극대화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사이비 종교단체인 ‘새진리회’ 의장으로 분한 배우 유아인, 지옥행 고지를 받은 아이 엄마 박정자로 분한 배우 김신록 등 ‘연기의 신’이라는 말이 절로 나오는 배우들의 연기 역시 ‘지옥’에 빠져들게 만드는 요인 중 하나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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