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금리 올들어 1%P 상승… 우대금리 부활 검토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11월 22일 03시 00분


시중은행들 인상 속도조절 움직임

서울 시내 한 시중은행 대출 창구의 모습. 뉴스1
서울 시내 한 시중은행 대출 창구의 모습. 뉴스1
올 들어 주요 시중은행의 대출 금리가 1%포인트 안팎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대출 금리의 기준이 되는 시장금리가 치솟은 데다 대출 총량 관리를 위해 은행들이 우대금리는 줄이고 가산금리는 높인 탓이다.

대출 금리 급등에 따른 소비자들의 불만이 계속되자 금융당국이 은행권 금리 산정 체계를 점검하기로 한 데 이어 은행들도 축소했던 우대금리를 부활시키는 방안을 검토하고 나섰다. 당국과 은행권이 뒤늦게 금리 인상 속도 조절에 나섰지만 25일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추가 인상이 예고돼 있어 대출 금리 상승세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 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 5.1% 넘어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 신한, 우리 등 4대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신규 코픽스 연동)는 19일 현재 연 3.44∼4.861%로 집계됐다. 지난해 12월 말(2.52∼4.054%)과 비교해 하단은 0.92%포인트, 상단은 0.807%포인트 올랐다.

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혼합형)는 연 3.76∼5.122%로 같은 기간 최저 금리가 1.07%포인트 뛰었다. 신용대출 금리(1등급·1년)도 연 3.4∼4.63%로 지난해 말에 비해 0.75∼0.87%포인트 상승했다.

대출 금리 오름세는 시장금리 상승과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규제가 맞물린 하반기(7∼12월)부터 본격화됐다. 대출 금리는 기준이 되는 시장금리에 은행별로 가산금리를 더하고 우대금리는 빼는 식으로 결정된다.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는 올 들어 0.39%포인트(신규 취급액 기준) 뛰었다. 하지만 4대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는 0.9%포인트가량 뛰어 코픽스 상승 폭의 2배를 웃돈다. 나머지 0.5%포인트 정도의 금리 상승은 은행들이 대출 관리를 위해 자체적으로 가산금리는 높이고 우대금리는 줄인 결과인 셈이다.

실제로 가계대출 증가세가 가팔랐던 A은행은 우대금리를 0.3%포인트 축소하고 가산금리는 0.1%포인트 올리는 식으로 변동금리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0.4%포인트 이상 높였다.

○ “우대금리 부활”해도 시장금리 더 오를 듯

이 같은 움직임에 은행 영업점에는 “대출 금리가 너무 빨리 오른다”는 소비자 민원이 빗발쳤다. 올 3분기(7∼9월) 은행권에 접수된 민원 622건 중 43%가 대출 관련 민원이었다. 최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가계대출 관리를 명목으로 진행되는 은행들의 폭리를 막아 달라”는 청원이 올라와 1만5000명 이상의 동의를 얻기도 했다.

급증하는 이자 부담에 여론이 악화되자 그동안 시장에서 자율적으로 결정되는 금리에 개입하기 어렵다며 선을 그어 왔던 금융당국이 구두 개입에 나섰다. 금융감독원은 19일 은행들을 긴급 소집해 “가산금리와 우대금리 산정이 모범규준에 따라 충실하게 이뤄지고 있는지 살펴보라”고 주문했다.

이에 따라 은행들은 올 들어 줄곧 깎아 왔던 우대금리를 일부 되살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가계대출 증가세가 한풀 꺾인 만큼 우대 조건에 따라 제공하는 금리 혜택을 다시 확대하는 게 현실적인 방안”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한은이 25일 기준금리를 현재 0.75%에서 1.0%로 0.25%포인트 추가 인상할 가능성이 높아 소비자들이 우대금리 완화를 체감하기 힘들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인호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우대금리가 부활하더라도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시장금리의 오름세가 계속된다면 대출자들의 이자 부담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대출금리 상승#우대금리 부활#시중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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