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주택분 종합부동산세(종부세)를 내야 할 납세자가 역대 최대 규모인 94만7000명으로 집계됐다. 이들이 내야 할 종부세는 전년의 약 3배인 5조7000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당정이 1가구 1주택자의 종부세 과세 기준을 9억 원에서 11억 원으로 올렸지만 집값 상승으로 부과 대상은 오히려 지난해보다 1만 명 넘게 늘었다.
기획재정부는 22일 올해 주택분 종부세 납세자가 개인 88만5000명, 법인 6만2000명 등 94만7000명이라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주택분 종부세 납세자(66만7000명)에 비해 약 42.0% 늘어난 규모다. 토지분 종부세까지 합하면 과세 대상은 100만 명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종부세 고지 세액은 전년(1조8000억 원) 대비 약 217%(3조9000억 원) 늘어난 5조7000억 원이다.
종부세 고지 인원과 세액은 부동산 가격이 급등한 문재인 정부 들어 크게 증가했다. 문재인 정부 첫해인 2017년엔 33만1763명이 3878억 원의 종부세를 냈다. 4년 뒤 종부세 납세자는 2.9배, 세액은 14.7배로 뛰었다. 주택 보유 현황별로는 전체 종부세 고지 세액 중 다주택자와 법인이 부담하는 세액은 5조 원으로 전체의 88.9%였다. 전년 대비 늘어난 세액 중 다주택자와 법인이 91.8%(3조6000억 원)를 부담한다.
집값이 많이 올라 1가구 1주택 종부세 과세 대상도 올해 13만2000명으로 지난해(12만 명)에 비해 10%(1만2000명) 늘었다. 납부세액은 전년 대비 66.7%(800억 원) 늘어난 2000억 원이다. 올해 9월 종부세 과세 기준을 11억 원으로 상향하는 종부세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지만 공시가격이 많이 올라 1가구 1주택 납세자가 증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종부세 고지서 발송이 시작되며 종부세 대상자들의 민심이 들끓자 정부는 이례적으로 브리핑을 열고 “종부세는 다주택자와 법인이 대부분을 부담한다”며 진화에 나섰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이날 페이스북에 “98%의 국민은 종부세와 무관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정부의 이 같은 대응이 ‘편 가르기’를 조장한다는 비판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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