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두산인프라코어가 SK에코플랜트와 손잡고 스마트 건설기계 플랫폼 ‘사이트 클라우드’ 고도화에 드라이브를 건다. 8월 현대중공업그룹이 두산인프라코어를 품은 뒤 처음 내놓는 연구개발(R&D) 프로젝트다.
현대두산인프라코어는 23일 인천 동구 글로벌 R&D센터에서 SK에코플랜트와 ‘스마트 건설기술 상호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24일 밝혔다. 국내 건설기계 업계가 대형건설사와 스마트 건설기술 고도화를 위해 협력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대두산인프라코어가 지난해 출시한 사이트 클라우드는 건설 현장을 드론으로 3차원 분석해 토공 작업 효율성을 높이는 국내 유일의 플랫폼으로 내년 1월 미국 라스베가스에서 열리는 ‘CES 2022’에서 글로벌 첫 선을 보일 예정이다. SK에코플랜트는 현장 데이터와 시공 노하우 등을 제공하고 기술 실증 테스트 현장을 마련할 계획이다.
출범 100일을 앞둔 현대두산인프라코어가 첫 R&D 성과로 스마트 건설 플랫폼을 지목한 이유는 시장성 때문이다. 기존 스마트 건설기술은 비교적 정형적인 프로세스를 갖는 구조물 분야에서 활발히 진행 중이다. 그러나 토공사(구조물 시공 전에 땅을 깎거나 다지는 작업)의 경우 구조물 공사에 비해 각 프로젝트별 환경, 설계, 정보가 모두 다르고 불확실성이 많아 스마트 기술을 개발하거나 적용하기가 어려웠다. 특히 최근 전문 노동인력 감소, 근무시간 단축, 안전사고 등으로 인해 건설 현장에서 디지털화 필요성이 대두됐다. 스마트건설사업단에 따르면 2025년 세계 스마트 건설 시장 규모가 전체 건설 시장의 10%인 1조 6000억 달러(약 1900조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두산인프라코어는 건설사와 달리 건설기계 장비와의 정보 연계가 강점이다. 플랫폼과 연계된 굴착기 등에 측량 정보를 제공하는 ‘머신가이던스’를 활용해 초보자도 숙련자같이 작업할 수 있어 공사속도를 약 40% 향상시키는 효과가 있다는 게 회사 설명이다. 여의도의 1.7배 면적의 인천 검단신도시(2개 공구) 측량 작업시 드론을 활용해 기존에 보름 걸리던 분석 작업을 단 이틀 만에 완료하기도 했다.
이밖에 건설기계들이 작업하는 현장을 그대로 옮겨 놓은 ‘디지털 트윈’ 기술을 포함해 토공 물량 분석, 관제, 작업관리 등 플랫폼 기술을 고도화하고 신규 기능을 개발할 예정이다. 현대두산인프라코어 관계자는 “5세대(5G) 통신 기반의 건설기계 원격제어, 웨잉(작업중량 측정) 및 안전 시스템 등을 더해 단순히 건설현장 디지털화를 넘어 자동화와 무인화 시공이 가능한 클라우드 플랫폼 기반의 스마트 건설 기술로 고도화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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