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마라톤 겸 제91회 동아마라톤대회가 2년 8개월 만에 돌아왔다. 28일 서울 송파구 일대에서 서울마라톤이 열렸다. 많은 참가자 중에 우승컵을 들어올린 남녀 엘리트 선수들의 사연이 눈길을 끌었다.
남자부에서는 대회 전부터 유력한 우승 후보로 거론됐던 박민호(22·코오롱)가 가장 먼저(2시간14분35초) 결승선을 통과했다. 2019년 대구국제마라톤 대회 국내부 우승(2시간15분45초) 이후 2년 만의 통산 두 번째 국제마라톤 대회 우승이다. 4월 열렸던 2020 도쿄 올림픽 마라톤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기준 기록(2시간11분30초)을 넘기지 못하며 올림픽 출전권을 따지 못했던 박민호는 이번 대회 우승으로 당시의 아쉬움을 덜어낼 수 있었다.
그는 “큰 대회 때마다 신현수(30), 심종섭(30·이상 한국전력) 등 선배들의 등을 보며 뛴 적이 많았다. 심종섭 선배와 이번에 함께 뛰지 못한 건 아쉽지만, 신현수 선배를 넘어서게 된 경험이 많은 동기부여가 됐다”며 “내년 항저우 아시아경기에서 3등 안에 드는 좋은 성적으로 침체된 한국 마라톤의 분위기를 끌어올리고 싶다”고 말했다.
여자부에서는 ‘육상 명문가’의 딸 최정윤(28·화성시청)이 우승(2시간44분9초)을 차지하면서 화제가 됐다. 그의 어머니는 동아마라톤에서만 7번 우승한 ‘마스터스의 여왕’ 이정숙 씨(56)다. 아버지도 전국체육대회 마라톤 우승 경력을 갖고 있다. 5000m 등 장거리를 주 종목으로 하는 최정윤은 부모님의 영향으로 국제 마라톤 대회에서 우승해보는 게 인생의 목표였다.
최정윤은 “장거리를 하던 내가 대회 개최 확정 이후 1달 만에 부랴부랴 마라톤 준비를 하게 되니까 너무 힘들어서 혼자 많이 울었다”며 “지금까지 나에게는 늘 ‘누구의 딸’이라는 꼬리표가 따라다녔다. 이번 대회에서 내 이름으로 우승할 수 있어 기쁘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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