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90년생 페미니스트’로 알려진 신지예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 대표를 후보 직속 새시대준비위원회 부위원장으로 20일 영입했다. 윤 후보는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새시대준비위 사무실에서 개최한 환영식에서 “새로운 영입 인사들을 통해 국민들의 지지 기반을 넓히고 철학과 진영을 더 확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후보에 대한 지지가 가장 취약한 2030세대 여성 유권자층을 겨냥한 영입이지만, 당내에서는 적잖은 반발이 일었다.
○ 尹, ‘이대녀’ 표심 겨냥한 깜짝 영입
신 대표는 이날 환영식에서 “윤 후보가 여성 폭력을 해결하고, 좌우를 넘어 전진하는 대한민국을 만들겠다고 약속해 함께하기로 했다”며 “첫 번째 목표는 정권교체, 두 번째 목표는 승자 독식이 아닌 공생의 정치가 이뤄지는 정권교체”라고 말했다. 과거 윤 후보에 대해 “조직폭력배 같다”고 했던 신 대표는 이날 오후 기자간담회에서는 “(직접 만나 보니) 내가 갖고 있던 편견과 많이 달랐다”며 “좌우가 아닌 새로운 길을 열어줄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신 대표는 국민의힘 입당은 택하지 않았다. 그는 “사실 국민의힘이랑 정책적 방향이 100% 같지 않다. 아직도 제3지대에 대한 꿈을 버리지 않았다”고 했다.
녹색당 소속으로 2016년 총선, 2018년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했던 신 대표는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 젠더 이슈를 놓고 정면으로 충돌해 온 정치권의 대표적인 페미니스트다. 신 대표는 2030세대 남성들로부터 높은 지지를 받고 있는 이 대표를 향해 “이 대표가 혐오언어나 프레임을 사용해 많은 여성들이 위협을 느끼게 됐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이처럼 ‘이대남(20대 남성)’의 지지를 받고 있는 이 대표와 대척점에 서있는 신 대표를 영입하자 당내에선 “젠더 갈등을 가볍게 바라본다”는 우려가 터져 나왔다. 하태경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페미니즘을 추가하면 젠더 갈등은 해소되고 청년 지지율이 더 오를 것이라는 아주 간단한 생각”이라며 “젠더 갈등을 격화시키는 신 대표 영입을 반대한다”고 썼다.
그러나 윤 후보는 이날 오후 강원도 군 부대 방문 뒤 기자들과 만나 “99가지가 다르더라도 정권교체라는 한 가지 생각만 일치한다면 모두 손잡고 동참해야 한다”고 했다. 신 대표에 대해서도 “대화를 해보면 국민의힘에 계신 분들과 큰 차이가 없다”고도 했다.
이 대표도 이날 오전 기자들과 만나 “(새시대준비위) 김한길 위원장이 (신 대표 영입) 상황에 대해 주말 중 문의해 왔고 김 위원장 의사를 존중한다”면서도 “당의 기본적인 방침에 위배되는 발언을 하면 제지하고 교정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영입에 반대하지는 않겠지만 젠더 이슈에 대한 당 차원의 노선 변경은 없다는 의미다.
페미니즘과 진보 이슈에서 신 대표와 비슷한 지점에 서 있었던 정의당은 신 대표의 행보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정의당은 “그동안 페미니즘 정치, 녹색 정치를 표방했던 신지예 씨의 기괴한 변절이 놀랍다”고 했다.
○ 전투복 입은 尹 “군인 월급 대폭 인상”
신 대표 환영식에 이어 윤 후보는 이날 강원 철원 백골부대를 방문해 군인 가족들과 점심식사를 함께하며 “어려운 여건에서도 국가에 충성하고 나라를 지키기 위해 애쓰는 군 장병의 노고에 합당한 처우를 해드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윤 후보는 페이스북을 통해 “병사 월급을 대폭 인상하고, 직업군인의 위험근무수당, 특수업무수당, 초과근무수당, 주택수당 등을 현실화하겠다. 6·25전쟁과 월남전에 참전한 국가유공자 수당을 두 배 인상하겠다”는 군 처우 개선 공약도 발표했다. 윤 후보는 또 학군장교(ROTC) 모집 미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복무 기간을 현행 28개월에서 24개월로 줄이겠다는 뜻도 밝혔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