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금천구에 홀로 사는 정모 씨(40)는 지난달 화장실에서 미끄러져 발목이 골절되는 사고를 당했다. 매주 병원에 가야 했지만 1인가구이다 보니 함께 병원에 가 줄 사람을 구하기가 쉽지 않았다. 그러던 중 정 씨는 우연히 서울시의 ‘1인가구 병원 안심동행 서비스’를 접하고 콜센터에 전화를 걸어 서비스를 신청했다. 그는 “동행 매니저가 친절하게 수납부터 접수, 이동을 도와줘 수월하게 병원 진료를 받을 수 있었다”며 “사는 곳에 계단이 많아 움직이기 어려웠는데 동행 매니저 덕분에 걱정을 덜었다”고 말했다.
○ 거동 불편한 1인가구 위해 병원 동행
병원에 함께 갈 가족이나 지인을 찾기 힘든 1인가구를 위한 서울시의 안심동행 서비스가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29일 서울시에 따르면 안심동행 서비스는 11월 1일 시작한 후 약 2개월 만에 신청자가 450명을 넘어섰다.
앞서 오세훈 서울시장은 4월 보궐선거 당시 1호 공약으로 1인가구 지원 대책을 내세운 바 있다. 서울에 거주하는 약 139만 1인가구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다양한 정책을 시행하겠다는 것이다.
병원 안심동행 서비스는 1인가구를 위해 병원에 갈 때부터 집에 돌아올 때까지 전 과정을 보호자처럼 동행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지난해 서울시 복지실태조사를 보면 1인가구의 58%가 가장 큰 고충으로 ‘몸이 아프거나 위급할 때 대처가 어렵다’고 답한 점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서울시 관계자는 “안심동행 서비스는 올해 서울시가 진행한 10대 뉴스에서 5위에 오르며 신규 사업으로는 이례적으로 시민들의 많은 관심을 모으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비스 이용 실태를 파악한 결과 70대와 80대가 전체 이용자의 53%로 가장 많았다. 전반적으로는 높은 연령대의 비율이 높은 편이었으나 30대 이하가 전체 이용자의 7%이며 40대 이용자도 8%로, 청·장년층도 적잖게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광진구에 사는 유모 씨(29)는 “십자인대를 수술한 뒤 퇴원을 도울 사람을 찾다가 안심동행 서비스를 이용했다”며 “동행 매니저가 퇴원 시간에 맞춰 병원을 찾아와 노련하게 수속까지 도와줘 집에 무사히 도착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용자 대상 만족도 조사에서도 ‘매우 만족’이 96.3%로 집계됐다. 관악구에 사는 김모 씨(51)는 “녹내장 때문에 앞이 보이지 않아 병원에 가야 했는데 동행 매니저가 모든 과정을 도와줘 무사히 수술 전 검사를 마쳤다”며 “서비스를 주변에 적극 홍보하고 있고 나중에도 계속 이용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 내년부터 저소득층에 무료 제공
시는 내년에도 안심동행 서비스를 이어갈 방침이다. 우선 저소득층에게는 비용을 받지 않기로 했다. 중위소득 85% 이하 시민에게 적용되며 내년은 한시적으로 중위소득 100% 이하 시민도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연 6회로 제한했던 이용 횟수도 내년에는 시범적으로 폐지하기로 했다. 병원 이용이 잦은 시민들의 불편을 덜어주기 위해서다. 내년 7월에는 서비스 성과 평가를 진행해 사업 효과를 검증할 계획이다.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콜센터(1533-1179)나 홈페이지(seoul1in.co.kr)에서 신청하면 된다. 1인가구가 아니더라도 병원을 이용하는 데 어려움이 있는 시민이라면 신청할 수 있다. 이용 시간은 평일 오전 7시∼오후 8시이며 당일에도 3시간 전까지 신청하면 이용이 가능하다. 주말은 사전 예약한 경우에만 이용할 수 있다. 시간당 비용은 5000원이다.
이해선 시 1인가구특별대책추진단장은 “이 사업을 필요로 하는 모든 시민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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