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이 4일 학원 등 교육시설에 대한 정부의 방역패스(접종증명·음성확인제) 적용 방침에 브레이크를 걸었다. 이날 법원의 효력 정지 처분으로 본안 소송 1심 판결이 나올 때까지 학원 등 교육시설과 직업훈련기관, 독서실, 스터디카페는 방역패스 의무 적용 대상에서 제외된다.
서울행정법원 행정8부(부장판사 이종환)는 이날 함께하는사교육연합·전국학부모단체연합 등 학부모단체 소속 회원들이 “정부가 방역패스 의무 적용 시설에 학원, 독서실, 스터디카페를 포함한 조치의 효력을 정지해 달라”며 보건복지부 장관 등을 상대로 낸 집행정지 신청을 일부 인용했다.
재판부는 정부가 백신 미접종자에게 차별적 조치를 취해 이들의 신체에 대한 자기결정권 등 기본권을 침해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정부 조치는 백신 미접종자 중 진학과 취업 등을 위해 학원과 독서실을 이용하려는 사람의 교육의 자유 및 직업선택의 자유 등을 직접 침해하는 것”이라며 “이들은 코로나19 백신 접종이라는 개인의 신체에 대한 의사결정을 간접적으로 강제받게 된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또 이러한 정부의 차별적 조치가 정당화될 정도로 충분히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근거를 갖추지 못했다고 봤다. 돌파감염 사례가 많아지면서 통계상 백신 미접종자와 접종자 간 감염 확률 차이가 2.3배 정도로 미접종자가 코로나를 확산시킬 위험이 훨씬 더 크다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또 “자발적 백신 접종을 유도하는 것이 방역당국이 우선적으로 취해야 할 조치”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보건복지부는 “법무부와 협의해 항고 문제를 조속히 결정할 예정”이라며 항고 방침을 밝혔다. 복지부는 “성인 인구 6.2%에 불과한 미접종자들이 중증환자 사망자의 53%를 점유하는 상황에서 미접종자의 건강상 피해를 보호하고, 중증 의료체계의 여력을 확보하기 위해 방역패스 적용 확대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재차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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