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60세가 된 김금란(가명) 씨는 정년퇴직을 앞두고 꿈에 부풀었다. 평생을 교직에 몸담고 열심히 일했으니 퇴직 후에는 그동안 바빠서 못했던 취미생활을 즐기며 멋지게 인생2막을 시작할 참이었다. 그런데 무릎이 말썽을 부리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좀 많이 걸으면 무릎이 쏙쏙 쑤시고 아팠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통증이 심해졌다. 퇴직 후 여행도 많이 다니고, 산행도 자주 할 생각이었는데, 무릎 때문에 못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니 우울하고 짜증이 밀려온다.
김 씨처럼 나이가 들어 은퇴한 이후에 행복한 제2의 인생을 꿈꾸는 분이 많다. 경제 활동은 물론이고 친구들과 여행도 다니고, 좋아하는 운동도 마음껏 즐기며 건강을 유지하기를 원한다. 단순히 오래 사는 것보다는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것을 중요시하는 분위기다. 그래서 요즘엔 ‘건강 수명’이라는 단어가 자주 등장한다. 건강 수명이란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실제 활동을 하며 산 시간을 말한다.
건강한 삶을 위해서는 심장, 뇌, 콩팥이나 혈압, 당뇨, 고지혈증 같은 성인 질환의 관리도 중요하지만 무릎 건강 또한 아주 중요하다. 무릎이 아프면 산행이나 여행과 같은 취미생활은 물론 가벼운 일상생활을 하기도 힘들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당연히 삶의 질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통증을 유발하는 무릎 관절염은 다양한 원인에 의해 발생할 수 있다. 선천적으로 유전자의 결함이나 관절 모양 기형이 원인일 수도 있고, 갑작스러운 사고로 인한 외상이 원인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관절염은 퇴행성 변화가 원인이다. 나이가 들어 노화가 시작되면서 관절이 약해지고, 무릎을 지나치게 많이 사용한 것이 원인이 돼 발생한다.
결국 무릎을 사용하는 일을 많이 하거나 오래 서 있다거나, 습관적으로 쪼그리는 동작을 많이 하는 등 무릎에 부담을 많이 주는 직업을 가진 분들이 가장 위험하다. 요즘엔 격렬한 스포츠 등으로 무릎을 많이 사용하는 젊은층도 관절염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이처럼 퇴행성 관절염은 기본적으로 노화가 주 원인이어서 완전히 막기는 어렵다. 하지만 최대한 진행 속도를 늦출 수는 있다. 관절염 초기에는 가벼운 연골 손상으로 무릎이 시큰거린다거나 뻣뻣한 느낌이 들고 계단을 오르내릴 때 약간의 불편함을 느끼는 정도다. 이때 참을 만하다고 생각해 장시간 방치하면 관절염이 악화될 수 있다. 참지 말고 초기에 적극적으로 약물치료, 물리치료, 주사치료와 같은 비수술적 치료를 하면 최대한 건강하게 무릎을 지키는 데 도움이 된다.
비만 또한 관절염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 체중이 1kg 증가하면 무릎에 2∼3배의 하중이 가해지기 때문에 표준체중을 유지하는 것이 무릎 관절에 쏠리는 부담을 줄일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또한 체형적으로 다리가 ‘O’자 모양으로 휘어 있으면 체중이 안쪽으로 더 쏠리기 때문에 안쪽 연골이 쉽게 닳아 무릎 관절염이 생기기 쉬우므로 휜 다리 교정도 고려해 볼 만하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