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온난화, 너무 많은 인구 탓”… 일부선 “인구 줄여야” 주장도
인구 줄면 경제활동 인구도 줄어, 연금 낼 사람 없어져 사회적 문제
코로나 영향으로 인구이동 감소, 새로운 의사소통-과학기술 필요
인구 양적 증가보다 질적 향상을
기후위기의 공포가 세계를 죄어오는 지금, 해결을 위한 다양한 목소리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보통 사람들은 여전히 삶의 방식을 완전히 바꾸지 못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여기에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많은 시민들이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깨닫지 못해 즉각적인 실천을 하지 못하기 때문이에요. 반면 아무리 개인이 노력을 한다고 해도 탄소배출을 너무 많이 하는 사회 시스템 자체가 문제라는 의견도 있어요. 그래서 기후위기 대응의 책임을 개인에게 돌리는 것은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개인의 실천이 확대되고 시스템이 변화해도 온난화의 속도가 너무 크기 때문에 이미 늦었다는 비관론도 있습니다. 이 때문에 탄소배출의 원인인 인구수를 줄여야 한다는 극단적인 주장을 하기도 합니다.
마지막 이야기를 영화로 만든 것이 ‘인페르노’입니다. 인페르노는 이탈리아어로 지옥을 뜻합니다. ‘다빈치 코드’로 유명한 댄 브라운 원작소설을 바탕으로 만든 이 영화를 보면 기후위기와 인구 문제의 본질을 깊게 생각하게 됩니다. 영화에서 하버드대 기호학자인 로버트 랭던은 천재 생물학자 조브리스트가 치명적인 바이러스로 만든 생물학 무기를 퍼뜨려 전 세계 인구의 반을 줄이려는 음모를 파헤칩니다. 그는 인구 폭발로 단테의 신곡 지옥 편이 구현된다고 믿고 있었습니다. 그에게 ‘거대한 인구’는 지옥을 만드는 ‘정해진 미래’라고 생각한 것입니다.
조브리스트와는 달리 우리나라는 인구가 줄어들어 걱정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물론 그는 세계 인구수 증가를 문제 삼았습니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선진국이 인구가 줄어 걱정하는 이유는 경제활동을 하는 젊은 층이 줄기 때문입니다. 국내 인구는 1955∼1974년 출생한 1, 2차 베이비붐 세대가 다수를 차지합니다. 1975년부터는 출생아가 줄어들기 때문에 우리는 심각한 위기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통계청은 1974년생이 은퇴하기 시작하는 2038년 우리나라 인구는 5052만4000여 명이 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생산연령인구(15∼64세)는 2963만6000여 명으로 58.7%를 차지할 전망입니다. 2021년의 71.6%와 비교하면 크게 줄어든 규모입니다.
인구학자인 서울대 보건대학원 조영태 교수는 저서 ‘정해진 미래’에서 이런 인구의 변화는 세대 간 갈등을 일으킨다고 분석했습니다. 노령인구의 증가로 연금을 내는 사람보다 받는 인구가 늘어나고 그에 따라 정치·경제적 갈등이 심화될 것이라고 보았습니다. 세계적으로 증가하지만 국내에서는 줄어드는 인구에 대한 고민의 간극을 어떻게 메워야 할까요?
희망은 있습니다. 최근 출생아 수가 일정해졌습니다. 인구가 지속적으로 줄어들면 ‘변수’이지만 일정하면 ‘상수’입니다. 인구수가 줄어들면 각종 사회구조도 그에 따라 바뀌는 고통을 겪게 되지만 일정해지면 그에 맞게 사회도 적응하여 안정됩니다. 두 번째 희망적인 현상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직장과 학교의 기능이 온라인으로 대체되는 경험에 익숙해진 것입니다. 최근 스타트업 회사 직방은 사원 모집을 할 때 모든 것을 온라인으로 진행하였습니다. 이 기업은 2020년 매출이 458억 원, 기업가치 1조1000억 원에 이르지만 사옥이 없습니다. 회의는 메타버스 안에서 이뤄지고 수익구조도 그 안에서 창출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최근 페이스북이 회사명을 메타로 바꾼 것과 무관하지 않습니다. 메타버스의 세계는 우리 곁에 성큼 다가왔습니다. 기업이 메타버스 안에서 운영된다면 지금보다 탄소배출이 줄어들 것입니다.
어느 예술중학교는 지방에서 등하교를 하는 학생들이 꽤 있기 때문에 코로나19가 사라져도 출석 수업을 줄이기로 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전문 기업에 이 학교에 맞는 온라인 플랫폼 개발을 요청했다고 합니다. 일반 학교에서도 출석 수업 중 많은 부분이 온라인 수업으로 대체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이런 세상에서는 어떤 역량이 필요할까요? 언어, 다른 문화에 대한 이해, 의사소통 능력, 과학기술에 대한 이해 및 활용능력, 다양한 사람들과 협력하는 능력, 변수를 이해하고 조절하는 능력 등이 필요해질 것입니다. 이런 세상이 다가온다면 인구 감소는 우리나라의 미래를 위협하는 변수가 되지 않을 것입니다. 경제인구의 양적 증가보다 질적 증가가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인구 변화비율이 일정해지면 경제는 안정될 것입니다. 스웨덴 같은 나라는 인구수는 적지만 안정적인 경제규모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인구 증가가 그 나라의 경제력을 좌우했지만 이제는 거대한 인구보다 교육 수준이 높은 인구가 필요합니다. 이제 고민할 것은 ‘정해진 미래’에 맞는 교육을 준비하는 것입니다. 대선주자들은 이런 미래를 대비할 수 있는 공약을 준비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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