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베이징 오미크론 첫 확진자, 캐나다서 배송된 우편물에 감염”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1월 18일 11시 56분


16일 중국 베이징의 한 임시선별검사소에서 주민들이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있다. 베이징=AP/뉴시스
16일 중국 베이징의 한 임시선별검사소에서 주민들이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있다. 베이징=AP/뉴시스
중국 정부는 15일 베이징에서 처음 나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새 변이 오미크론 확진자가 캐나다에서 배송된 국제우편물을 통해 감염됐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코로나19 확산 초기 서방 국가들이 우한(武漢)에서 코로나19가 기원했다고 주장하자, 수입 냉동제품 포장재를 통해 해외에서 유입됐다고 반박한 것과 같은 맥락으로 보인다.

18일 베이징일보를 비롯한 중국 매체들에 따르면 팡싱훠(龐星火) 베이징시 질병예방통제센터 부주임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확진자는 7일 캐나다에서 발송돼 미국 홍콩을 거쳐 베이징으로 배달된 국제우편물을 11일 전달받았다”며 “해당 우편물 표본을 채취해 진단검사한 결과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가 검출됐다”고 밝혔다. 배달 과정에서 이 우편물과 직접 접촉한 것으로 확인된 8명은 검사 결과 모두 음성 판정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팡 부주임은 “확진자가 만진 우편물로부터 오미크론에 감염됐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베이징시 방역 당국은 이 확진자가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기 14일 전에 베이징 이외 지역을 방문한 일이 없고 다른 확진자와 밀접 접촉하지도 않았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 때문에 오미크론 감염 경로를 밝혀내는 것은 중국 방역 당국의 최대 과제다.

전문가들은 오염된 물체나 포장재 등을 만져서 코로나19에 감염되는 게 불가능하지는 않지만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보고 있다.

앞서 중국은 2020년 초 캐나다 호주 등 서방 국가들이 우한에서 코로나19가 발생했다고 주장하자 이를 반박하기 위해 수입 냉동제품 포장재를 통해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우한에 유입됐다고 주장했다. 그해 6월 베이징 서남부 신파디(新發地) 농수산물시장에서 대규모 확진자가 발생했을 때도 유럽에서 수입한 냉동 연어를 통해 바이러스가 유입됐다고 발표했다.

중국 당국이 ‘수입 냉동제품을 통한 코로나19 유입’을 거듭 주장한 것은 코로나19가 중국에서 시작되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베이징 오미크론 확진자의 감염 경로로 ‘캐나다 발(發) 우편물’을 지목한 것도 같은 그 연장선으로 해석된다.

베이징 겨울올림픽 개막(다음 달 4일)을 목전에 두고 확산 속도가 빠른 오미크론 확진자가 베이징에서 발생하자 중국 정부는 바짝 긴장하고 있다.

방역 당국은 17일 공지를 통해 22일부터 3월 말까지 외부에서 베이징에 오는 모든 사람에 대해 도착 72시간 안에 추가 핵산검사를 요구하기로 했다. 모든 유입 인원에게 도착 48시간 전 실시한 핵산검사 음성 증명서 제출을 요구하는 기존 정책도 유지된다.

확진자가 나온 하이뎬구와 인근 시청구의 모든 초·중등학교는 온라인 수업을 실시하기로 했다. 인근 주요 관광지는 이미 폐쇄됐다. 확진자가 늘어날 경우 베이징시민 전수 조사 및 교통 통제 같은 추가 조치가 내려질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베이징 올림픽 조직위원회는 경기장 입장권을 일반인에게는 판매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해서다. 대신 특정 그룹 사람들에게 표를 나눠줄 예정이다. 하지만 티켓 배분 방식 등 자세한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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