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남자 축구대표팀이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대표팀에 참패해 월드컵 본선 진출이 좌절되자 중국 열성 축구팬들이 분노했다. 일부 팬은 화를 참지 못하고 TV를 때려 부수는 장면을 영상으로 찍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렸다. 일각에선 ‘축구 굴기(굴起)’를 추구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꿈도 함께 무너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1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 축구대표팀의 역사적인 1-3 패배가 소셜미디어 등에서 빠르게 퍼지고 있다”며 “축구를 통해 성장한 중국을 대내외에 과시하려 했던 시 주석의 꿈도 무너졌다”고 전했다. 추미(球迷·축구광)로 소문난 시 주석이 지난 몇 년 동안 과감하게 투자하면서 이루려 했던 ‘축구몽(夢)’이 끝났다는 것이다.
중국은 이날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B조 8차전에서 베트남에 1-3으로 지면서 탈락이 확정됐다. 그전 경기까지 7경기 전패를 기록한 베트남이어서 중국 패배는 더 충격적이었다.
중국-베트남 경기를 시청하던 한 중국인 축구팬은 패색이 짙어지자 화를 참지 못하고 망치로 벽걸이 TV를 부수고 바닥에 던져 발로 밟는 동영상을 중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동영상 플랫폼 더우인(@音·틱톡)에 올렸다. 웨이보(중국판 트위터)에는 “베트남에도 졌으니 정말 뻔뻔하다” “중국으로 돌아오지 말라” “국가대표팀을 해체하라” “중국축구협회는 모든 것을 부수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라” 같은 날 선 비난의 글들이 올라왔다. SCMP는 “중국에서 이번 패배가 쉽게 용납될 것 같지 않아 보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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