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이젠 ‘위드 오미크론’… 재택치료 안착에 성패 달렸다

오늘부터 코로나19 변이 오미크론에 대응을 위해 진단·검사체계가 달라졌다. 만 60세 이상 고령자, 코로나 19 의심증상이 있는자, 밀접접촉자, 신속항원검사 양성자, 해외입국자 등 고위험군만 유전자증폭(PCR)검사를 받을 수 있다. 3일 서울 송파구보건소에서 시민들이 코로나19 신속항원검사를 받고있다.

오미크론 변이가 우세종이 되면서 정부의 코로나19 진단과 치료 역량을 고위험군에 집중하는 새로운 방역 체계가 어제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확진자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60세 미만 저위험군의 검사와 치료 및 자가격리 기준은 크게 완화됐다. 바이러스와 공존하는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이 사실상 재개된 셈이다.

방역 규제를 완화한 이유는 전파력은 강하되 치명률은 낮은 오미크론 변이의 특성상 확진자 수는 검사 역량을 뛰어넘어 급증하는 반면 확진돼도 중증을 앓는 사례는 급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2만 명이 넘는 환자가 발생한 어제 0시까지 일주일간 하루 평균 확진자 수는 1만8533명으로 직전 주의 2배, 2주 전보다는 약 4배로 늘었다. 반면 한때 1000명이 넘었던 위중증 환자는 274명으로 줄었다. 오미크론 대유행이 먼저 시작된 미국과 유럽 여러 나라도 식당 영업시간과 마스크 규제를 완화하면서 위드 코로나로 전환하는 추세다.

‘위드 오미크론’의 성패는 동네 병원이 맡게 된 경증 환자 관리에 달려 있다. 현재 재택치료 환자는 9만7000여 명으로 관리 가능한 최대치(11만 명)에 육박한다. 하지만 재택치료 참여 의사를 밝힌 동네 병원 1000여 곳 중 어제 검사를 수행한 곳은 200여 곳에 불과했다. 설 연휴 탓에 준비 기간이 짧았다고 하지만 정부의 안일한 대응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경증 환자 검사와 진료 체계가 안정화하도록 병원들의 신속한 참여를 독려해야 한다. 중환자 병상 가동률은 16.1%로 여유가 있지만 확진자 증가 후 2∼3주의 시차를 두고 중증 환자가 늘어나는 경향을 감안하면 안심할 수 없다.

정부는 오늘 거리 두기 조정안을 발표한다. 연휴 이후 검사량 증가로 환자도 폭증할 것으로 보여 거리 두기를 당장 완화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마스크 쓰기와 환기를 생활화하고, 의심 증상이 있을 때는 조기에 검사해 감염을 막아야 위드 코로나를 안착시킬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