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사람 손에 막대한 부 쥐어지는 것의 어리석음 잘 알아”
‘재산 대부분 게이츠재단 기부’ 철회
WSJ “다양한 기부채널 이용할 듯”
마이크로소프트(MS) 공동 창업자 빌 게이츠의 전 부인 멀린다 프렌치 게이츠(58)가 자신의 재산 대부분을 빌앤드멀린다게이츠재단에 기부하기로 한 약속을 최근 철회했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게이츠재단은 2000년 두 사람과 가족이 참여해 설립한 자선기구다.
WSJ는 2일(현지 시간) “멀린다는 게이츠와 이혼한 뒤 지난해 11월 개인 이름으로 새로운 기부 서약서를 작성하며 이같이 결정했다”고 전했다. 멀린다는 이 서약서에서 “한 사람 손에 막대한 부가 쥐어지는 것의 어리석음(absurdity)을 잘 알고 있다”며 “이를 책임지는 유일한 방법은 사려 깊고 영향력 있는 기부”라고 밝혔다. 멀린다는 자신이 앞으로 어디에 재산을 기부할지 구체적으로 명시하지 않았다.
멀린다는 “자선사업은 이념보다 유연성(flexibility)을 우선시할 때 가장 효과적이라고 생각한다”며 “게이츠재단과 피보털벤처스에서 일을 계속하면서 새로운 파트너, 생각, 관점을 찾아나가겠다”고 했다. 피보털벤처스는 2015년 멀린다가 설립한 투자회사로 여성·가족 정책 관련 투자에 집중하고 있다. 멀린다는 여전히 게이츠재단 이사회 멤버다. 빌 게이츠는 이혼 후 개인 기부 서약서를 새로 작성하며 자산 대부분을 게이츠재단을 통해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밝혔다.
게이츠와 멀린다는 부부이던 2010년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과 함께 전 세계 부호들이 자산의 절반 이상을 사회에 자발적으로 환원하도록 독려하는 ‘기빙 플레지’ 캠페인을 시작했다. 게이츠와 멀린다는 약 500억 달러(약 60조 원)를 기부했고 게이츠재단은 2020년 기준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자선기구가 됐다.
WSJ는 멀린다가 게이츠재단에 추가 기부할 가능성은 있지만 더욱 다양한 기부 채널을 이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관측했다. 기후변화나 알츠하이머병 치료에 관심을 쏟는 게이츠와 달리 젠더 평등 이슈에 더 집중할 가능성도 있다. 멀린다는 2019년 피보털벤처스를 통해 젠더 평등 활동에 10년간 10억 달러(약 1조2000억 원)를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7월에는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의 전 부인 매켄지 스콧과 함께 성 평등과 여성 인권 분야에 4800만 달러(약 580억 원)를 기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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