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각 우크라이나, 대만 등을 둘러싸고 미국과 첨예한 갈등을 빚고 있는 러시아와 중국이 부쩍 밀착을 강화하며 미국에 공동으로 맞서려는 의도를 드러내고 있다. 우크라이나 침공 시 미국의 강력한 경제 제재가 예상되는 러시아는 중국과의 경제 협력이 반드시 필요하다. 중국 또한 서방의 외교적 보이콧으로 흥행 저조가 우려되는 베이징 겨울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러시아의 지지가 필수적이다.
3일 텅쉰왕 등 중국 매체에 따르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4일 낮 중국 베이징에서 시진핑(習近平·사진) 국가주석을 만나 오찬을 겸한 정상회담을 갖는다. 시 주석이 외국 정상을 직접 만나는 것은 2020년 1월 미얀마 방문 이후 2년 만이다. 러시아 타스통신은 푸틴 대통령과 시 주석이 이번 회담에서 천연가스 협력 등 15개 이상의 협정에 서명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두 정상은 회담 후 이날 베이징 국가체육장에 열리는 겨울올림픽 개회식에도 함께 참석한다. 시 주석이 2년 만의 첫 정상외교에서 푸틴 대통령에게 최고 의전을 제공하는 것이다.
푸틴 대통령은 3일 관영 신화통신에 중국과의 협력을 강화할 것이며 올림픽의 성공을 바란다는 글도 기고했다. 특히 그는 양국이 국제 정세 안정을 위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며 “유엔 헌장을 중심으로 돌아가는 국제법 체계의 쇠퇴를 막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최근 스포츠를 정치화하려는 시도가 강화되고 있다. 이는 올림픽정신에 반하는 것”이라고 미국의 보이콧을 겨냥했다.
유리 우샤코프 크렘린궁 외교담당 보좌관은 2일 “중국은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해 서방을 상대로 한 러시아의 안전보장 요구를 지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시 주석도 지난달 15일 푸틴 대통령과 화상 정상회담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입장을 전적으로 지지한다고 밝혔다.
두 나라는 지난달 24일 중동 아라비아해 서쪽 해역에서 연합 해상훈련을 진행하는 등 군사 협력 또한 강화하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군사적으로 반격할 것에 양국이 공동으로 대비하는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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