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쿠폰 대신 영양제 선물… MZ세대 “젊을때부터 건강 챙기죠”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2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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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선물하기 건강기능식품, 작년 20,30대 거래 56%, 66% 증가
올리브영 선물, 화장품 이어 3위… 실용성-가성비 중시 소비특성 반영
‘갓생 살기’ 트렌드도 영향 미쳐

대학생 이모 씨(24)는 지인들 생일 때마다 카카오톡으로 각종 영양제를 선물한다. 이 씨는 “가까운 지인들 중 요즘 영양제를 챙겨 먹지 않는 사람이 없다”며 “성의 없어 보이는 커피 기프티콘 대신 영양제를 선물하면 반응도 더 좋다”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이후 건강관리에 대한 MZ세대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비타민·홍삼·밀크시슬 등 건강기능식품(영양제)을 선물로 주고받는 20, 30대 소비자가 크게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6일 카카오커머스에 따르면 지난해 카카오선물하기의 건강기능식품 카테고리 거래액은 전년 대비 51% 증가했다. 같은 기간 20대(56%)와 30대(66%)의 성장률이 특히 가팔랐다. CJ올리브영에서도 MZ세대 선물용으로 건강기능식품 판매가 높아졌다. 올리브영 모바일 선물하기를 이용한 25∼34세 소비자들이 지난해 주고받은 전체 선물 중 11%가 영양제였다. 기초화장품(28%), 색조화장품(14%)에 이은 3위였다. CJ올리브영 관계자는 “비대면 문화로 모바일 선물하기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건강기능식품 비중도 계속 성장 중”이라며 “관련 상품을 강화하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지난달 서울의 한 백화점에서 관계자들이 명절용 홍삼 선물세트를 소개하고 있다. 최근 MZ세대 사이에서 홍삼 등 건강기능식품을 선물하는 트렌드가 확산되고 있다. 롯데백화점 제공
지난달 서울의 한 백화점에서 관계자들이 명절용 홍삼 선물세트를 소개하고 있다. 최근 MZ세대 사이에서 홍삼 등 건강기능식품을 선물하는 트렌드가 확산되고 있다. 롯데백화점 제공
MZ세대 소비자들이 ‘효도상품’으로 여겨졌던 영양제 등 건강기능식품을 또래끼리 즐겨 주고받는 것은 실용성과 가성비를 중시하는 MZ세대의 소비 특성 때문으로 풀이된다. 코로나19 시대 영양제가 필수품이 된 만큼 특별히 취향을 타지 않는 가성비 높은 선물로 자리매김했다는 것이다.

직장인 윤모 씨(24)는 “비타민과 밀크시슬 등 기본적인 건강기능식품은 모두 챙겨 먹는 추세”라며 “취향을 타는 다른 선물과 달리 영양제는 필수품인 만큼 선물용으로 부담 없이 주고받기 좋다”고 말했다. 종합비타민부터 루테인, 홍삼 등 10여 종의 영양제를 챙겨 먹는 직장인 이모 씨(27) 역시 “지난해 생일 선물의 25% 정도가 영양제였다”며 “특히 비타민과 프로폴리스 선물이 많았다”고 했다.

소소하지만 알차고 건강한 일상을 위해 노력하는 요즘 MZ세대의 ‘갓생(신을 뜻하는 God과 인생의 합성어) 살기’ 트렌드도 영양제가 인기 선물로 등극하는 데 영향을 미쳤다. ‘갓생 살기’는 불확실한 먼 미래보다는 오늘 하루를 알차게 지내려는 MZ세대의 욕구를 반영한다. 이들은 영양제나 보충식 등으로 철저하게 자신을 관리하고 SNS 등에 올려 인증하는 것을 즐긴다.

실제 중장년층 위주였던 건강기능식품에서 MZ 파워는 갈수록 확대되는 추세다.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건강기능식품 소비자 중 2030 소비자는 전년보다 4% 증가해 약 32%를 차지했다. 젊은 층의 영양제 챙겨 먹기 역시 보편적인 문화가 됐다. 대학내일20대연구소 조사에 따르면 MZ세대가 건강을 위해 하는 일 중 건강기능식품 섭취(31.7%)가 1위로 뽑혔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기성세대는 젊으면 당연히 건강하다고 생각했지만 자신을 위한 소비를 아끼지 않는 MZ세대는 건강관리에 더 공을 들인다”며 “가까운 사람끼리 식사를 대접하는 정서의 연장선상에서 또래끼리 영양제를 주고받는 문화가 일반화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카카오선물하기#영양제 선물#mz세대 건강#갓생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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