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통령이 선거결과 뒤집을수 없어… 대통령직은 오로지 국민 것” 맹공
美언론 “차기 대선주자 행보 시작”
‘2020년 대통령선거는 사기였으며 마이크 펜스 당시 부통령(사진)이 패배 결과를 뒤집을 수 있었다’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을 향해 펜스 전 부통령이 “(당신이) 틀렸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를 다시 반박하면서 2024년 대선 공화당 후보 자리를 놓고 백악관에서 한솥밥을 먹던 두 사람의 경쟁이 본격화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치전문매체 더힐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펜스 전 부통령은 4일(현지 시간) 플로리다주 올랜도에서 열린 ‘플로리다 연방주의자 단체’ 회합 연설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내가 선거 결과를 뒤집을 수 있는 권한이 있었다고 했지만 그는 틀렸다”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 직은 오로지 미국 국민 것이다. 어느 한 사람이 대통령을 선택할 수 있다는 개념보다 더 반(反)미국적인 생각은 없다”며 트럼프 전 대통령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자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즉각 성명을 내고 “부통령 지위는 선거 사기나 부정의 명백한 징후가 있을 때 (당선을 인증하는) 자동 컨베이어 벨트가 아니다”라며 펜스 전 부통령을 겨냥했다.
두 사람 설전의 배경에는 지난해 1월 6일 트럼프 지지자들이 미 국회의사당을 점거한 ‘1·6 의사당 폭동 사태’가 있다. 당시 당연직 상원의장이던 펜스 전 부통령은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의 대통령 당선을 확정하는 상·하원 합동회의를 주재했다. 대선 결과에 불복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바이든 당선 확정을 거부하라고 요구했지만 펜스 전 부통령은 거부했다. 이후 트럼프 전 대통령은 펜스 전 부통령이 대선 결과를 뒤집을 권한이 있었는데도 손을 놓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동안 2020년 대선이 사기라고 주장하는 트럼프 전 대통령과 거리를 둬왔던 펜스 전 부통령의 강도 높은 트럼프 비판에 대해 미국 언론은 차기 대선주자 행보가 시작됐다고 진단한다. 더힐은 “펜스 전 부통령이 뉴햄프셔 아이오와 사우스캐롤라이나 등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을 일찍 치르는 주에서 행사를 여는 등 대선 출마를 위한 사전 정지작업(positioning)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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