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이동량 3주만에 19% 늘어… 대형쇼핑몰, 어깨 닿을 정도로 북적
홍대거리-경복궁 등도 젊은층 몰려, 일부 마스크 내린채 사진 찍고 대화
정부 “독감처럼 관리 검토” 밝힌 뒤 시민들 방역 긴장감 늦췄다는 분석
전문가 “센 전파력, 방역 유지해야”
6일 오후 4시 반.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몰에는 어깨가 닿지 않고 지나가기 어려울 만큼 많은 인파가 몰렸다. 지하철 2호선 잠실역에서 쇼핑몰로 이어지는 통로에는 5분 만에 200명 이상이 지나갈 정도였다.
5일 오후 1시. 서울 종로구 경복궁에서도 관람객들은 한복을 입고 사진을 찍는 등 평소와 다름없는 모습이었다. 추위에도 야외에만 150여 명 이상이 몰렸다. 지인과 함께 왔다는 김대형 씨(31·인천 부평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하루 1만 명을 넘은 후부터 잘 확인하지 않는다. 3만 명이 넘었는지도 몰랐다”며 “이제 독한 감기 수준 아니냐. 코로나19 때문에 외출을 꺼리지는 않는다”고 했다.
○ 확진자 폭증하는데 유동인구 늘어
코로나19 하루 신규 확진자가 3만 명을 넘어선 첫 주말인 5, 6일 서울 번화가는 주말을 맞아 나들이를 나선 시민들로 붐비는 모습이었다.
특히 20대 전후의 젊은 층이 많았다. 오미크론 변이가 급속히 확산되고 있지만 ‘젊은 층은 증세가 심하지 않다’는 생각에 외출을 감행한 이들이 적지 않았던 것이다. 6일 친구 5명과 홍대거리를 찾은 김지윤 씨(19·대구 거주)는 “하루 확진자 3만 명을 넘었다는 얘기는 들었지만 오래전부터 계획한 고교 졸업 기념 여행이라 강행했다”며 “코로나 때문에 꼭 여행을 취소할 필요는 없는 것 같다”고 했다.
정부가 “코로나19를 계절 독감처럼 관리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4일 밝힌 것도 시민들의 긴장감 수위를 낮췄다는 분석이다. 서울 성동구의 음식점 직원 사경진 씨(27)는 6일 동아일보 기자에게 “(2020년 12월) 일일 확진자 수가 처음 1000명을 넘어섰을 때는 손님이 하루 10팀 정도였는데, 3만 명을 넘어선 어제는 50∼60팀 정도가 왔다”고 했다.
최근 외부 활동량 증가는 자료로도 확인된다. 서울시가 집계한 ‘하루 최대 이동 인구 수’ 자료에 따르면 1월의 네 번째 토요일(22일) 서울시내 인구 이동량은 502만5413명으로 첫 번째 토요일(1일·420만5666명)에 비해 19.5% 늘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4414명에서 7005명으로 증가하는 동안 유동인구가 오히려 늘어난 것이다. ‘하루 최대 이동 인구 수’는 대중교통 이용 및 통신사 기지국 접속 등을 바탕으로 서울시내 이동량을 집계한 자료다.
○ 마스크 내린 채 다닥다닥
기본 방역 수칙이 지켜지지 않는 모습도 곳곳에서 보였다. 6일 홍대 패션거리에 있는 한 셀프 사진관은 넓이가 16m² 남짓했는데 손님들이 30명 넘게 몰려 가게 밖까지 줄을 서 있었다. 손님들은 좁은 가게 안에 가까이 붙어선 채 마스크를 내리고 사진을 찍으며 대화를 했다.
오미크론 변이 증세가 심각하지 않다면 방역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최근 코로나19 확진으로 재택치료를 받았던 박민영 씨(31)는 “이틀 정도 발열과 기침이 있었을 뿐 증세가 심하지 않았다”며 “이제 거리 두기를 조금 느슨하게 해도 되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하지만 전문가 의견은 다르다. 최재욱 고려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오미크론 변이가 다른 코로나19 변이에 비해 위중증 환자 비율이 적다고 하지만, 전파력이 워낙 강한 만큼 확진자 수가 늘면 위중증 환자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며 “의료 체계가 마비되지 않도록 방역을 유지해 오미크론 확산을 늦출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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