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내전의 참상을 묘사해 반전(反戰)을 상징해온 파블로 피카소의 걸작 ‘게르니카’ 태피스트리(색실로 천에 그림을 짜 넣은 직물) 버전이 1년 만에 다시 유엔의 품에 돌아왔다.
미국 뉴욕타임스(NYT) 등은 ‘게르니카’ 태피스트리 작품이 5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 안전보장이사회 회의실 바깥벽에 다시 걸렸다고 보도했다. ‘게르니카’ 유화는 스페인 마드리드의 레이나 소피아 국립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다.
태피스트리 버전은 피카소가 1955년 친구였던 넬슨 록펠러 전 미국 부통령으로부터 의뢰를 받아 프랑스의 섬유 예술가 자클린 뒤르바흐와 공동 창작한 작품이다. 록펠러 일가의 장기 대여로 1985년부터 35년 넘게 유엔 안보리 벽면을 지켰으나 지난해 2월 록펠러 전 부통령의 아들인 넬슨 록펠러 주니어가 별다른 설명 없이 작품을 회수했다. 당시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끔찍한 일”이라고 했다.
록펠러 주니어는 NYT와의 인터뷰에서 “1년 전 청소와 보존 작업을 위해 작품을 회수한 것이고 자세한 설명이 없었던 것은 나의 실수”라고 말했다. 게르니카는 유엔본부에서 인터뷰하는 외교관이나 고위 관료들의 배경으로 사용되어 왔다. 2003년 콜린 파월 당시 미국 국무장관이 이라크의 유엔 결의 위반 관련 증거 자료를 공개할 때 유엔 측이 게르니카가 보이지 않도록 커튼으로 가려 “미국이 유엔에 이 같은 조치를 압박한 것 아니냐”는 논란이 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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