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여자 쇼트트랙의 ‘금발 화살’ 아리안나 폰타나(32)가 올림픽 쇼트트랙 역대 최다 메달리스트가 됐다. 5일 중국 베이징 서우두 실내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겨울올림픽 쇼트트랙 2000m 혼성계주에서 중국에 이어 이탈리아가 은메달을 따내며 폰타나는 역대 9번째 올림픽 메달(금 1, 은 3, 동 5)을 목에 걸었다. 러시아 빅토르 안(안현수·금 6, 동 2), 미국 아폴로 안톤 오노(금 2, 은 2, 동 4)의 8개 기록을 뛰어넘었다.
이날 여자 500m 예선에 이어 혼성계주에 출전한 폰타나는 준준결선부터 모든 경기를 소화했다. 준준결선은 1번 주자, 준결선과 결선은 2번 주자로 나서 상대 팀 여자 에이스들과 대결을 펼쳤다. 2006년 토리노 대회부터 5회 연속 올림픽 무대를 밟은 폰타나는 경기 뒤 “매우 훌륭하고 놀랍다. (자국 나이로) 31세에 5번째 올림픽에 출전해 신설 종목에서 메달을 따는 건 믿기 힘든 일”이라며 소감을 밝혔다.
개최국이자 혼성계주 우승 팀 중국의 기술코치로 이번 대회에 참가한 빅토르 안에게 직접 축하 인사를 건네받기도 했다. 폰타나는 “빅토르 안은 쇼트트랙의 영웅이자 우상이다. 그에게 ‘축하한다. 잘했다’는 말을 들으니 뭐라고 말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감격스러워했다. 빅토르 안, 오노와 자신의 기량을 비교해 달라는 질문에는 “내가 메달 하나 앞서 있다고 그들보다 낫다는 뜻은 아니다. 그들이 위대하다는 건 절대 변하지 않을 것이다. 단지 시대가 다를 뿐”이라고 말했다.
폰타나의 신기록 행진은 현재진행형이다. 이번 대회 여자 500m, 여자 3000m 계주에서 추가 메달에 도전한다. 주력 종목인 500m에서는 올 시즌 국제빙상경기연맹(ISU) 1∼4차 월드컵에서 금 1, 은 3개를 따내며 랭킹 1위에 올라 있다. 이 밖에 자국에서 열리는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대회 출전도 고민하고 있다.
한국 여자 선수 사상 첫 500m 금메달에 도전하는 최민정(24·성남시청)으로선 반드시 넘어야 할 경쟁자다. 앞서 2018 평창 대회 여자 500m 결선에서 폰타나는 개인 첫 올림픽 금메달의 희열을 맛본 반면, 최민정은 실격의 아픔을 겪었다. 두 선수는 7일 열리는 여자 500m 준준결선에서 같은 3조에 배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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