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6일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 묘소를 찾아 무릎을 꿇고 흐느꼈다. 10여 초간 고개를 숙인 채 몸을 들썩이며 울던 이 후보는 현장에 모인 지지자들을 향한 즉석연설에서 “이곳을 보면 언제나 그 참혹했던 순간을 잊어버리기 어렵다. 반칙과 특권이 없는 사람 사는 세상을 여러분도 기다리시느냐”고 호소했다. 선거 막판 ‘친노(친노무현)’ 표심을 다지는 동시에 취약지역인 ‘부울경(부산·울산·경남)’ 지지율을 확대해 상승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이 후보가 지난해 민주당 대선 후보로 확정된 이후 봉하마을을 찾은 건 이번이 두 번째다. 이날 일정에는 노 전 대통령의 사위 곽상언 변호사와 영호남 민주당 의원 10여 명이 함께했다. 이 후보는 “사람 사는 세상을 만드는 꿈은 노무현의 꿈이었고 문재인의 꿈이고 저 이재명의 영원한 꿈”이라고 했다.
이어 사저 마당에선 노 전 대통령의 지역균형발전 구상에 대한 계승 의지를 강조하며 기존 수도권 외에 충청·강원을 묶은 ‘중부권’과 영호남·제주를 묶은 ‘남부권’을 각각 초광역 단일 경제권으로 키우겠다고 발표했다. 이 후보는 “(남부 수도권에) 싱가포르와 홍콩을 능가하는 글로벌 기준의 선진 기업 환경을 조성하겠다”고 했다. 영호남 동서고속철도(HRT)와 고속도로를 건설해 남부권 전역을 2시간대 생활권으로 묶겠다는 공약도 포함됐다.
이 후보는 주말 동안 부울경 공약만 23개를 쏟아내며 ‘승부수’를 던졌다. 부산에선 “가덕도 신공항을 2029년까지 24시간 운영 가능한 동남권 관문 공항으로 개항하겠다”며 9대 공약을 발표했다. 전날엔 진해신항 중심 동북아 물류 플랫폼 조성 등 경남 8대 공약과 울산의료원 설립 등 울산 6대 공약을 각각 내놨다.
이 후보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추가경정예산(추경) 규모 확대에 반대하는 홍남기 경제부총리를 향해 “국회가 합의해도 응하지 않겠다는 태도는 민주주의 자체를 부정하는 일종의 폭거”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페이스북에도 50조 원 규모 피해 보상을 촉구하며 정부에 “3차 백신 접종자에 한해서라도 영업시간을 24시까지 늘리자”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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