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베이징 겨울올림픽이 열리는 ‘폐쇄루프(閉還)’ 안에서의 한 끼는 아무리 낮게 잡아도 50위안을 훌쩍 넘는다. 한국 돈으로 1만 원이 조금 안 되는데 한국의 식당에서 먹을 수 있는 한 끼보다 형편없다. 돈을 두 배 이상 더 줘도 돌아오는 음식은 기대 이하다. 중국의 방역 조치 탓에 폐쇄루프 밖을 나갈 수 없으니 ‘미식(美食)의 나라’ 중국 음식은 아예 맛볼 수도 없다.
선수촌 내 선수들도 상황은 비슷하다. 올림픽조직위원회에 따르면 올림픽 기간 제공되는 메뉴는 670여 종이다. 하지만 선수들은 이를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 스피드스케이팅의 정재원(21·의정부시청)은 “평창 때와 많이 비교된다. 맛이 없어서 도착한 날을 빼고 지금까지 (식당에) 안 갔다”고 말했다. 대한체육회는 베이징에 있는 한국 선수단에만 한국 조리사가 직접 만든 도시락을 제공할 계획을 했다가 옌칭, 장자커우의 선수단에까지 확대 제공하기로 했다. 그만큼 선수촌 음식이 형편없다.
음식도 비싸고 맛없는데 택시비까지 올림픽 현장을 누비는 사람들을 놀라게 한다. 폐쇄루프 안을 이동하는 수단은 셔틀버스, 택시, 그리고 철도 세 가지다. 셔틀버스가 한 방향으로 돌아 ‘역행’을 하면 먼 길을 돌기 때문에 급할 경우 택시를 불러야 한다. 일명 ‘방역택시’ 4인용 기본료는 2km 기준 50위안(약 9400원)에 1km당 6위안(약 1130원)이다. 시간 요율은 1분당 2.3위안(약 434원)이다. 베이징의 택시가 3km 기준 기본료 13위안(약 2450원)에 1km당 2.3위안, 시간 요율이 5분당 4.6위안(약 868원)인 것과 비교하면 엄청난 폭리다. 셔틀버스 노선상에서 벗어난 경기장에 ‘급히’ 가려면 어쩔 수 없이 택시를 타야 하는데 올라가는 택시 요금에 심박수도 함께 오른다.
폐쇄루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부터 ‘안전’을 보장한다지만 그 대가는 터무니없다. 3000원 전후였던 평창, 도쿄 올림픽 때보다 훨씬 저렴한 500mL짜리 콜라(5위안·약 942원)만이 중국에 ‘삥’ 뜯긴다고 느끼는 이방인들의 허해진 마음을 위로해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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