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주가 박 부장, 술로 허리건강까지 ‘삐끗’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2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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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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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훈 안산자생한방병원 병원장
박종훈 안산자생한방병원 병원장
《# 회사에서 술 잘 마시기로 소문난 애주가 박 부장(51). 50세를 넘어가며 반복된 과음으로 몸의 변화가 느껴지자 건강검진을 받았다. 그 결과 체중도 늘고 각종 대사증후군 지표가 안 좋아졌다는 건강검진 성적표를 받는다. 코로나19로 사라진 회식 자리를 1년간 ‘홈술(Home+술)’로 채워온 결과였다. 그는 전문의로부터 살을 빼야 한다는 조언과 함께 술부터 줄일 것을 권고받았다. 술은 죄가 없다고 항변했지만 소주병에 쓰인 칼로리를 확인하고 이내 마음을 고쳐먹는다. 소주 1병의 칼로리가 공깃밥 한 공기(272Cal)를 훌쩍 뛰어넘는 것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올해는 기필코 절주에 성공해 건강한 몸을 되찾기로 한다.》

소주는 몇 칼로리일까. 누구는 소주가 물처럼 투명해 살이 찌지 않을 것으로 생각하기도 한다. 정확한 정보 없이 생겨난 추측일 뿐이다.

최근 공정거래위원회가 주류 제품에 열량 정보를 의무적으로 표기하는 고시를 행정예고 한다고 밝혔다. 위 물음에 대한 정답이 소주병에 표기되는 것이다. 소비자들은 이제 내가 몇 칼로리를 마셨는지 확인할 수 있게 됐다. 2019년 한국소비자원이 주요 주류 제품의 칼로리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소주 1병은 397∼408Cal, 맥주 1병은 229∼249Cal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주 1병에 맥주 2병을 마시면 공깃밥을 3공기 먹는 셈이다.

‘체중을 줄이기 위해서는 술부터 줄이라’는 말을 받아들여야 할 때다. 특히 술의 주성분인 알코올은 인슐린 수치를 높이고 복부 주위에 지방을 저장한다. 또한 알코올은 체내 칼슘 배출을 촉진시키고 골밀도를 낮춰 뼈 건강에도 안 좋을뿐더러 척추 뼈와 뼈 사이의 디스크(추간판)에 영양분이 공급되는 것을 방해해 척추 주변의 구조물들을 약하게 만든다. 요통에 취약한 중년 남성들이 더욱 술을 끊어야 하는 이유다.

하지만 사회적 활동이 왕성한 중년 남성의 경우 이미 술로 척추가 망가져 있는 경우가 적잖다. 이런 경우에는 적절한 치료를 통해 허리의 자생력을 높여주도록 하자. 한의에서는 척추 기능을 되살리는 추나요법과 침 치료 등이 치료법으로 활용된다. 추나요법은 한의사가 손 또는 신체 일부를 이용해 환자의 척추를 밀고 당기는 수기요법으로 뼈와 근육을 정상적으로 환원시켜 척추와 주변 조직 기능을 원활하게 하는 치료법이다.

침 치료는 물리적 자극을 통해 진통 효과는 물론 뭉친 근육을 부드럽게 풀어 증상을 완화시키는 효과가 있다.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가 SCI(E)급 국제학술지 ‘플로스원(PLoS ONE)’에 게재한 연구논문에 따르면 요통 발생 후 침 치료를 받으면 수술까지 갈 확률이 적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 결과 침 치료는 허리 수술률을 36% 떨어뜨렸다.

회식이 익숙한 시대를 살아온 40∼50대 중년 직장인의 삶을 술 없이 논하기는 어렵다. 이들에게 단번에 줄이기 가장 어려운 게 술이다. 그래도 올해는 술병에 칼로리가 적혀 있다니 적어도 숫자를 보면 술을 덜 마시게 되지 않을까. 비만율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추진된 정책이 중년의 건강한 허리를 지키는 효과로 이어지길 기대한다.

#헬스동아#건강#의학#허리건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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