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도 역대급 실적을 올린 카드사들이 연초부터 ‘알짜 카드’ 신규 발급을 중단하는 등 혜택을 줄이고 있다. 카드사들은 올해 가맹점 수수료 인하 등에 따른 실적 악화에 대비한 조치라고 하지만 소비자들은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8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신한카드는 올 들어 대표 카드인 ‘더 모아(The More) 카드’의 신규 발급을 중단했다. 이 카드는 모든 가맹점의 1000원 미만 결제금액을 포인트로 적립해 주는 상품으로, 한도나 횟수 제한 없이 잔돈을 적립할 수 있어 인기가 많았다. 신한카드는 ‘2030 우체국멤버십’ ‘Lady 교육사랑’ 등 4개 카드의 신규 발급도 중단했다.
신한카드는 커피 가격 상승을 이유로 다음 달부터 부가 서비스인 ‘디저트Pick’ 서비스 이용료도 5200원에서 5500원으로 올린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경영 환경과 제휴사 사정 등을 고려한 조치”라며 “더 모아 카드를 대체할 후속 상품으로 음식업종 적립에 특화된 ‘이츠 모아(Eats More)’ 카드를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KB국민카드는 1월부터 온라인 쇼핑몰에서 최대 20%의 할인 혜택을 주는 ‘청춘대로 꿀쇼핑a카드’ 등 4개 카드의 신규 발급을 중단했다. NH농협카드도 ‘행복건강체크카드’의 신규 발급과 ‘NH올원카드’ 등 4개 카드의 갱신 발급을 중단했다. 우리카드는 다음 달부터 코리아세븐에서 운영하는 현금자동입출금기(ATM)의 현금서비스(단기카드대출) 이용 수수료를 800∼900원에서 1000원으로 인상한다.
이 같은 카드사들의 움직임에 소비자 불만은 커지고 있다. 카드사들이 지난해 코로나19 여파에도 카드론(장기카드대출) 증가 등에 힘입어 사상 최대 실적을 올렸지만 고객 혜택은 오히려 줄이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 3분기(7∼9월)까지 8개 카드사의 누적 순이익은 2조2269억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32.2% 늘었다.
카드사들은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실적 악화가 예상돼 혜택 축소 등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영세·중소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로 올해 3000억 원 이상의 이익 감소가 예상된다”며 “대출 규제 강화로 카드론 시장도 위축되는 등 전반적인 경영 여건이 좋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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