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0.01초… 세계1위 ‘배추보이’의 눈물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2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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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겨울올림픽]
스노보드 이상호, 8강서 탈락 5위

8일 스노보드 평행대회전 8강에서 0.01초 차로 러시아의 빅토르 우아일트에게 패한 뒤 아쉬워하고 있는 이상호. 장자커우=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8일 스노보드 평행대회전 8강에서 0.01초 차로 러시아의 빅토르 우아일트에게 패한 뒤 아쉬워하고 있는 이상호. 장자커우=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메달로 모두를 기분 좋게 해드리고 싶었는데….”

‘배추보이’ 이상호(27·하이원)는 8일 중국 장자커우 윈딩 스노파크 P&X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베이징 겨울올림픽 스노보드 알파인 평행대회전 8강전 뒤 아쉬운 표정이 역력했다. 이번 대회 가장 유력한 금메달 후보로 꼽혔던 그는 준준결승에서 만난 빅토르 우아일트(36·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에게 단 0.01초를 뒤지며 5위를 기록했다. 4년 전 평창 올림픽 은메달에 이은 그의 2연속 메달 도전이 무산됐다.

1, 2차 예선 종합 성적은 좋았다. 이상호는 전체 32명 중 1위(1분20초54)의 기록으로 본선에 올랐다. 특히 1차 예선에서는 39초96으로 결승점을 통과하면서 이날 예선을 치른 전체 선수 중 유일하게 30초대를 기록했다. 경기를 중계하던 한 중국 해설위원은 이상호의 주행 컨디션을 보며 “더할 나위 없이 최고로 좋아 보인다(极好)”고 극찬했다. 라이벌 슈테판 바우마이스터(29·독일)도 예선 18위(1분22초64)로 조기 탈락하는 등 행운이 따르기도 했다.

예선과 본선의 접근 전략이 달라지면서 성적에도 변화가 생겼다. 예선 때는 설질이 좋아 과감한 주행을 택했지만, 본선부터는 많은 선수들이 슬로프를 내려온 뒤라 기문 근처에 구멍이 나는 등 설질이 좋지 않아 안전하게 타기로 했던 것이다.

큰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내는 상대의 노련함도 영향을 미쳤다. 이상호의 8강전 상대 우아일트는 이번 시즌 월드컵 랭킹 종합 20위에 불과하다. 하지만 8년 전 2014 소치 올림픽에서는 평행대회전과 평행회전 등 금메달 2개를 휩쓸었다

이상호는 전날 쇼트트랙 결과를 본 뒤라 아쉬움이 더 컸다. 그는 “나도 쇼트트랙 팬의 한 명으로서 메달을 기대하고 응원했는데 불미스러운 판정이 나와 아쉬웠다”며 “예선 뒤에 메달을 따서 국민들에게 힘을 주고 싶었는데 아쉽다”고 밝혔다.

이상호는 올림픽 메달 대신 월드컵 성적으로 보답하겠다는 각오다. 그는 올림픽 직전 열린 이번 시즌 일곱 차례의 국제스키연맹(FIS) 스노보드 월드컵에서 금메달 1개, 은메달 2개, 동메달 1개 등을 획득하며 종합 1위에 올라 있다. 이상호는 “올림픽 뒤 남은 월드컵에서 좋은 성적을 내서 ‘시즌 우승’이란 선물로 보답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날 올림픽 금메달은 오스트리아의 베냐민 카를(37)에게 돌아갔다. 슬로베니아의 팀 마스트나크(31)보다 0.82초 먼저 들어오며 우승을 차지한 카를은 이번 시즌 월드컵에서 6위에 올라 있는 선수다. 같은 종목에 출전한 남자부 김상겸은 24위, 여자부 정해림은 18위로 예선 문턱을 넘지 못했다.

#베이징 겨울올림픽#스노보드 이상호#8강서 탈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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