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S그룹 초대 회장을 지낸 ‘재계의 신사’ 구자홍 LS니꼬동제련 회장(사진)이 11일 오전 8시경 지병으로 별세했다. 향년 76세.
구 회장은 고 구인회 LG그룹 창업자의 동생인 고 구태회 LS전선 명예회장의 장남이다. 경기고와 미국 프린스턴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구 회장은 큰아버지인 구인회 LG그룹 창업주의 부름을 받아 1973년 반도상사(현 LX인터내셔널)에 입사해 홍콩, 싱가포르 등에서 근무했다. 1995년 LG전자 대표이사 사장을 맡아 부회장, 회장을 역임했다. LS그룹이 LG그룹에서 분리된 뒤 2004년부터 2012년까지 LS그룹 초대 회장을 맡았다.
구 회장은 토종 운동화 ‘프로스펙스’로 유명한 옛 국제상사(LS네트웍스)와 북미 최대 전선회사 슈페리어 에식스 등 인수합병을 통해 LS그룹의 토대를 다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재계에서 보기 드문 ‘아름다운 사촌경영’의 전통도 세웠다. 구 회장은 선대의 뜻에 따라 9년간 LS그룹을 이끈 뒤 2012년 사촌동생인 구자열 한국무역협회 회장에게 회장직을 넘겼다. 2013∼2014년 LS미래원 회장을 거쳐 2015년부터 LS니꼬동제련 회장을 맡아 왔다.
구 회장은 소탈하고 온화한 성품으로 직원들과 소통했다. LG전자 대표 시절부터 직원들의 생일에 이메일을 보내 축하하거나 자신이 읽은 책을 선물해 왔다. LS니꼬동제련 회장 재직 중에도 젊은 직원들과 맥주를 마시며 대화를 나누는 ‘캐주얼 데이’를 운영했다.
유족으로는 부인 지순혜 여사와 딸 구나윤 지오피 갤러리 대표, 아들 구본웅 마음그룹 대표가 있다. 구본웅 대표는 LS그룹 내 경영에 참여하는 대신 별도의 벤처캐피털을 이끌고 있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조문은 12일 오전 11시부터 가능하며 발인은 15일 오전 8시. 장지는 경기 광주공원묘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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