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베이징 겨울올림픽에서 불거진 중국의 편파 판정과 ‘한복 논란’ 등으로 반중(反中) 감정이 뜨겁습니다. 미중 갈등 속에서 정부 대표단을 파견하지 않는 외교 보이콧을 택한 미국도 이번 올림픽에 대한 반감이 누구보다 강합니다. △“American athletes should bite their tongue before criticizing human rights violations in China.”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수차례에 걸쳐 자국 선수단에 “중국에서 입조심을 해 달라”고 당부했습니다. 선수들이 현지에서 중국 인권 탄압을 비판하는 발언을 했다가 신변 안전에 위협을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평소 중국 인권 문제를 강하게 비판해온 펠로시 의장이 자제를 당부할 정도니 이번 올림픽의 공정성과 자유에 대한 미국인들의 기대치가 얼마나 낮은지 알 수 있습니다. 상황을 악화시키지 않기 위해 하고 싶은 말이 있어도 꾹 참는 것을 ‘혀를 깨문다(bite the tongue)’고 합니다.
△“FBI warns Team USA to use burner phones at the Olympics.”
미국 연방수사국(FBI)은 올림픽 출전 선수들에게 “개인 휴대전화를 가져가지 말라”는 경고문을 홈페이지에 올렸습니다. CNN 등에 따르면 FBI는 선수들에게 사이버 공격 위험을 이유로 개인 폰 대신 ‘버너폰(burner phone)’을 가져갈 것을 권고했습니다. 미국 수사 드라마를 보면 “It’s a burner!”라는 대사가 종종 등장합니다. “(범죄용) 대포폰이다”라는 뜻입니다. 버너폰은 대포폰을 포함해 임시 휴대전화를 총칭하는 말입니다. 유심 칩을 한 번 쓰고 태워 버릴 수 있다(burn)는 의미에서 출발했습니다.
△“That speaks volumes to the ability of sport to be a force for unity.”
미국에서 태어나 자랐지만 중국 대표로 출전해 화제가 된 여자 스키 선수 아일린 구는 금메달을 딴 뒤 기자회견에서 국적에 대한 질문을 집중적으로 받았습니다. 하지만 그는 국적 질문을 받을 때마다 즉답을 피하며 말을 돌려 논란이 됐습니다. “미국과 중국의 지지를 동시에 받는 나는 스포츠가 화합의 상징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다”는 답변이었습니다. 미국인들이 많이 쓰는 표현 ‘speak volumes(볼륨을 말하다)’는 ‘시사하다’ ‘증거가 되다’라는 뜻입니다. 중국 정부의 ‘코치’를 받은 듯한 교묘한 동문서답에 그렇지 않아도 그를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는 미국에서 비판이 쏟아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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