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개봉 블록버스터 ‘언차티드’
‘마젤란의 황금’ 찾는 어드벤처… 정정훈 촬영감독 영상도 눈길
“관객 반응 빨라 흥행 가늠자”… ‘한국서 먼저 개봉’ 사례 늘어
영화 ‘언차티드’는 시작부터 상공에 뜬 수송기에서 육중한 보급물품 번들(보급물품을 쌓은 뒤 포장한 정육면체의 덩어리)이 줄줄이 투하되는 장면을 보여준다. 톰 홀랜드와 마크 월버그는 바다를 향해 마구 떨어지는 번들에 올라타거나 강타당하며 각종 공중 액션을 펼친다. 연출을 맡은 루빈 플라이셔 감독은 긴장감이 절정에 달하는 장면 중 일부를 도입부에 배치하는 과감한 편집으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란 바로 이런 것”이라고 말하는 듯하다.
○ 황금 찾기 나선 스파이더맨
‘언차티드’는 팬데믹 국면 이후 국내에서 개봉한 영화 중 최다 관객(748만 명)이 관람한 영화 ‘스파이더맨: 노웨이홈’의 톰 홀랜드가 출연해 주목받고 있는 작품이다. 그는 액션 어드벤처물 ‘언차티드’에서 빅터 역의 마크 월버그와 함께 ‘마젤란의 황금’을 찾아나서는 네이선 역을 맡아 연타석 홈런을 노린다.
1519년 첫 세계 일주의 꿈을 안고 항해에 나선 마젤란 일행이 천문학적 가치를 지닌 황금을 세계 어딘가에 숨겨뒀다는 가상의 설정을 바탕으로 한 이 영화는 오락영화의 공식을 충실히 따른다. 이들이 황금을 찾을 단서를 찾아 나서는 과정에서 등장하는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 같은 세계적인 관광명소는 유럽으로 여행 간 기분이 들게 만든다. 육해공을 넘나드는 액션과 보물선이 하늘에 뜨는 장면 등 어린 시절 상상을 구현해낸 장면은 감탄을 자아낸다.
한국영화 ‘올드보이’ ‘신세계’를 비롯해 ‘블러바드’ ‘호텔 아르테미스’ 등 할리우드 영화 촬영감독을 맡았던 정정훈 감독이 촬영을 맡아 다양한 공간을 실감나게 담아낸 점도 눈길을 끈다.
○ 한국 먼저 찾는 할리우드 대작들
영화가 눈길을 끄는 또 다른 요인은 국내 개봉일이 북미 개봉일보다 이틀 빠르다는 점이다. ‘언차티드’는 2020년 12월 개봉하기로 했지만 팬데믹으로 개봉을 미뤘다가 국내에서 16일 공개하기로 결정했다.
팬데믹 기간 국내에서 개봉한 할리우드 대작 중엔 ‘언차티드’처럼 세계 최대 영화시장인 북미보다 먼저 개봉하거나 세계 각국 중 한국에서 가장 먼저 개봉한 영화가 다수 있었다. 지난해 개봉한 ‘스파이더맨: 노웨이홈’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 ‘007 노 타임 투 다이’가 대표적이다. 배우 마동석이 출연한 ‘이터널스’ 역시 지난해 11월 북미보다 이틀 빨리 국내에서 공개했다. ‘이터널스’는 개봉 첫 주 160만 명이 넘게 관람해 ‘마동석 효과’에 더해 빠른 개봉 효과를 톡톡히 봤다. 영화 ‘더 배트맨’은 북미보다 3일 앞선 다음 달 1일 국내 개봉된다. ‘더 배트맨’ 역시 국내 개봉이 세계 첫 개봉일 가능성이 높다.
영화계에선 할리우드 대작들이 북미보다 빨리 한국시장을 찾는 이유로 한국 관객의 반응이 즉각적이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한국이 세계 시장을 대상으로 한 홍보 마케팅의 방향을 정할 바로미터가 된다는 것. 팬데믹으로 영화관을 찾는 발길이 줄면서 홍보 마케팅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데 한국 관객 반응을 빠르게 파악해 다른 시장의 마케팅 전략으로 활용하는 건 영화의 성패를 좌우할 핵심 전략으로 꼽힌다.
국내 영화관 분위기가 팬데믹으로 위축돼 있긴 하지만 셧다운 같은 극약 처방은 없었던 점과 멀티플렉스 시스템이 확고히 자리 잡은 것도 한국을 먼저 찾게 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정지욱 영화평론가는 “한국에서 큰 붐이 일어나면 아시아 전체 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할리우드 대작들이 한국을 먼저 찾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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