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겨울올림픽]올림픽 ‘꽉 잡은’ 곽윤기, 생애 첫 쇼트트랙 金 꿈꾼다
유튜브로 올림픽 이모저모 전해… 최근 구독자 4배로 늘며 70만명
후배와 적극 소통-사이다 발언도… 내일 男계주 결선 최종 주자 유력
팬들 세리머니 기대에 “생각 안해… 쇼트트랙 역사 흔적 남기는데 집중”
2022 베이징 겨울올림픽 쇼트트랙 대표팀의 맏형 곽윤기(33·고양시청)의 모토는 ‘흔적을 남기는 삶’이다. 2010 밴쿠버, 2018 평창에 이어 세 번째 올림픽 무대를 밟는 곽윤기는 자신의 마지막 올림픽 무대가 될 베이징에서 남다른 방식으로 자신만의 흔적을 남기고 있다.
그중 하나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 ‘꽉잡아윤기’를 통한 팬들과의 소통이다. 설 명절을 맞은 남자 대표팀의 세배 영상, 오륜기 조형물 앞에서의 기념촬영 영상, 여자 3000m 계주 결선 관전 영상 등을 올리며 선수촌 생활 이모저모를 소개하고 있다.
10일에는 지난해 월드컵 기간 중 네덜란드 쇼트트랙 선수와 넷플릭스 화제작 ‘오징어게임’에 나온 달고나 뽑기 게임을 하는 영상을 올려 화제가 됐다. 이달 초 16만 명이었던 구독자도 14일 약 70만 명으로 늘었다. 곽윤기는 14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말도 안 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정말 믿기지 않는다”며 놀라워했다. 선수촌 영상은 자신이 촬영을 하고, 편집 등은 국내 스태프들이 하고 있다. 대회가 끝날 때까지 업로드는 계속할 예정이다.
맏형으로서 선수들과의 소통은 더 말할 것도 없다. 여자 쇼트트랙 대표팀 맏언니 김아랑(27)과 개회식 기수를 맡은 그는 훈련장 기념촬영, 다른 나라 선수와 기념핀 교환 등 올림픽 무대에서만 할 수 있는 경험을 후배들에게 적극 소개하고 있다. 이유빈(21·연세대), 서휘민(20·고려대) 등 계주 경험이 적은 여자팀 후배들을 위해 여자 계주 훈련에도 ‘특별강사’로 동참했다. 맏형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는 평가에 곽윤기는 “내가 동료들을 잘 만난 것뿐이다. 이렇게 좋은 후배들이 있어서 더 힘이 나는 것 같다”며 공을 돌렸다. 이번 대회 개최국 중국에 유리하게 적용될 판정 논란을 예상한 듯 개회 전 “동료들과 중국 선수와 바람만 스쳐도 실격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나눴다”고 말하기도 했다.
곽윤기의 이 같은 남다른 행동은 생애 첫 올림픽 금메달을 향한 의지의 표현이다. 아직까지 곽윤기의 올림픽 메달은 2010 밴쿠버 올림픽 남자 5000m 계주에서 따낸 은메달이 전부다.
11일 남자 5000m 계주 준결선에서 팀의 마지막 주자로 나선 곽윤기는 마지막 바퀴에서 인코스 추월에 성공하며 조 1위로 결선 진출을 이끌었다. 준결선 때와 같은 역할을 맡는다면 결선에서도 그의 스케이트 날 끝에 메달 색이 갈릴 가능성이 높다. 어렵게 찾아온 기회를 살려 ‘올림픽 최초의 유튜버 메달리스트’가 되기를 꿈꾼다.
밴쿠버 대회 시상식 때 ‘아브라카다브라’의 시건방 춤을 선보였던 곽윤기가 베이징에서도 다시 깜짝 세리머니를 선보일까. 이에 대해 그는 “전혀 세리머니에 대한 생각이 없다. 세리머니를 염두에 두면 성적이 좋지 않았다. 그냥 담담하게 경기를 치르고 세리머니도 별도로 하지 않을 계획이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팬들은 다만 끼와 흥이 넘치는 그가 시상대 위에서 어떤 예상치 못한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하고 있다. “대한민국 쇼트트랙 역사에 흔적을 남기겠다”는 곽윤기의 마지막 올림픽 경기는 16일 열린다. 곽윤기는 다음 달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을 끝으로 정든 태극마크를 내려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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