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크론 대확산]
20개들이 대용량 제품 등 낱개 판매… 식약처, 내달 5일까지 판매가 제한
인터넷선 여전히 개당 1만~3만원… 내일부터 온라인 판매 금지시켜
“자가검사키트는 포장과 관계없이 개당 6000원입니다.”
15일 서울 종로구에서 약국을 운영하는 약사 A 씨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자가검사키트 가격 문의가 올 때마다 같은 답변을 반복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가 15일부터 다음 달 5일까지 개당 6000원에 판매하도록 했기 때문이다. 약국뿐 아니라 편의점에서도 개당 6000원, 1인당 5개까지 키트를 살 수 있다.
대용량 포장(20개 이상)으로 공급된 제품을 낱개로 나눠 파는 경우에 한해 적용되는 가격이지만 15일 동아일보가 돌아본 서울 종로구 마포구 성동구 약국 중 키트를 판매하는 10곳은 모두 포장과 관계없이 개당 6000원에 팔고 있었다. A 씨는 “1, 2개씩 소포장된 제품은 개당 8000원에 팔 생각이었는데 개당 6000원이라는 뉴스를 보고 온 소비자들의 항의가 심할 것 같아 같은 가격에 팔고 있다”고 했다.
공급가는 그대로 두고 판매가만 규제한 정책에 불만을 내비치는 약사들도 있었다. 마포구의 한 약사는 “대용량 제품을 나눠 포장할 때 필요한 지퍼백이나 비닐 등은 모두 약국 부담”이라며 “판매가를 낮추려면 공급가도 낮춰야 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이익이 안 남는 키트를 취급하지 않겠다는 곳도 적지 않다. 경기도에서 약국을 운영하는 한 약사는 “키트를 안 파는 약국이 꽤 있는 걸로 안다. 공급처에서 인근 약국이 안 팔겠다며 수령하지 않은 물량을 더 주겠다는 제안을 받았다”고 했다.
상황이 다소 나아지긴 했지만 공급 부족도 여전하다. 식약처는 이번 주 약국과 편의점에 공급하는 키트 수량을 한 곳당 하루 평균 50개로 제한했다. 실제로 이날 돌아본 서울시내 약국 14곳 중 4곳은 “키트가 다 팔렸다”고 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공급업체를 사칭해 “키트를 싸게 주겠다”는 문서가 약국 사이에 돌기도 했다. 대한약사회 관계자는 “선결제를 유도한 후 잠적하는 사기 수법으로 보인다”고 했다.
물량이 충분치 않다 보니 온라인에선 여전히 높은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 인터넷 쇼핑몰에서는 15일에도 개당 1만∼3만 원에 키트를 팔고 있었다. 17일부터는 자가검사키트 온라인 판매가 금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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