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겨울올림픽]
소치올림픽 석연찮은 판정으로 러에 金 내줄때도 무반응 일관
평소 SNS에 사견 밝힌 적 없지만 발리예바 사태엔 유독 강한 어조
피겨계 전반 미칠 악영향 우려하며 ‘공정과 깨끗함’ 강조한 글 올려
베이징 무대의 김예림-유영 응원
‘피겨 여왕’ 김연아(32)의 후배 사랑은 유명하다. 은퇴 뒤 피겨 대표팀이 훈련하고 있는 서울 태릉스케이트장을 틈틈이 찾아 후배들을 봐주곤 했다. 2010년 밴쿠버 겨울올림픽 금메달 이후 한동안 스케이트화를 벗었던 그는 2012년 7월 후배들을 위해 복귀했다. 이듬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하며 올림픽 출전권 3장을 따냈고, 그 덕분에 후배들은 2014년 소치 올림픽을 경험했다.
김연아는 14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금지약물 복용이 적발된 카밀라 발리예바(16·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의 올림픽 출전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례적인 일이다. 2015년 인스타그램 계정을 개설한 김연아는 팬과의 소통 창구로 간간이 일상 사진과 글을 올렸다. 자신의 견해가 담긴 글은 거의 없었다.
김연아 측의 한 관계자는 “김연아가 2022 베이징 겨울올림픽에서 발리예바의 여자 피겨 출전이 공정하지 않다고 판단한 것 같다”며 “결국 올림픽 피겨에서 벌어지고 있는 논란이 피겨계나 후배들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어 글을 남긴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2014년 소치 올림픽에서 석연찮은 판정 논란 끝에 김연아는 러시아의 아델리나 소트니코바에게 금메달을 내주고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당시 억울하다는 등의 어떤 반응이나 언급도 하지 않았다. 자신이 당한 불공정은 참았던 김연아가 이번 올림픽에 출전한 후배 유영(18)과 김예림(19·이상 수리고)이 당할 불공정에는 가만히 있지 않았다. 약물 복용 선수와의 경쟁은 올림픽에 어울리지 않으며, 자칫 피겨가 약물 스포츠라는 불명예를 쓸 수도 있기 때문이다. 후배들도 김연아의 행보에 동참했다. 최다빈(22), 이시형(22·이상 고려대), 이해인(17·세화여고) 등은 14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김연아를 지지하며 그의 글을 공유했다.
한편 발리예바는 할아버지의 심장 치료제 탓에 도핑 검사에서 양성 반응이 나왔다고 주장했다. 로이터통신 등은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징계위원회의 데니스 오스발트 종신위원장의 말을 인용해 발리예바가 올림픽 출전 여부를 결정한 스포츠중재재판소(CAS) 청문회에서 이렇게 말했다고 15일 전했다. 오스발트 위원장은 “발리예바의 할아버지가 복용하는 약물이 섞여서 (소변 샘플이) 오염됐다고 발리예바가 주장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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