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을 일찍 떠나보내고 홀로 세 아들을 길러냈다. 평소 작은 것이라도 나누길 좋아했다. 최근 85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나면서 간을 기증해 생면부지의 환자에게 새 생명을 선물한 이금례 씨(사진)에 대한 주변 사람들의 기억이다.
이 씨는 설날이던 1일 가족과 시간을 보내고 쉬던 중 뇌출혈로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졌다. 하지만 끝내 의식을 되찾지 못했다. 뇌사였다.
가족들은 갑작스러운 뇌사 판정에 경황이 없었지만, 이 씨가 생전 장기 기증 희망 등록을 해뒀다는 사실을 기억했다. 가족들은 이 씨의 평소 뜻을 존중해 간 기증에 동의했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KODA)은 이 씨의 간이 4일 만성 장기 부전으로 삶의 끝에서 고통받던 다른 환자에게 성공적으로 이식됐다고 16일 밝혔다.
이 씨의 아들 고승민 씨(62)는 “어머니는 평소 주변 사람을 잘 챙기고 소소한 나눔을 즐기던 분이었다”며 “아픈 사람을 살리고 가는 게 당신이 바랐던 선택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KODA에 따르면 지난해 뇌사자 442명이 장기 기증을 선택했다. 장기 기증 희망 등록은 KODA 상담센터에서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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