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크론 대확산]“뭘 어찌 해야할지” 시민 불안 호소
확진 복지차관도 “처방 전화 불통”… 일부 병원 상담센터 운영 포기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직장인 A 씨는 재택치료 의료상담센터로 지정된 광주의 한 병원에 16일 오전 9시부터 전화를 했다. 하지만 확진자들의 전화가 폭증한 탓에 오전 내내 통화 중이었고, 오후에야 연결됐다. 병원 관계자는 “밤에 증세가 심해진 확진자들이 아침에 전화하는 경우가 많다 보니 상담 전화의 60%가 오전에 집중된다”고 했다.
코로나19 하루 신규 확진자가 9만 명을 넘은 가운데 재택치료 의료상담센터와 보건소의 통화량이 폭증하면서 ‘제대로 된 상담을 받기 어렵다’는 재택치료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고위험군을 제외한 대다수 확진자들이 사실상 방치되고 있다는 것이다.
보건소도 과부하가 걸린 건 마찬가지다. 자치단체별로 재택치료를 전담하는 행정안내센터를 만들어 상담을 받고 있지만 이 역시 전화 연결이 어렵다고 한다. 경기도에 거주하는 직장인 손모 씨(40·여)는 “딸이 확진 판정을 받았지만 의료상담센터와 보건소, 행정안내센터 모두 전화를 안 받아 어떻게 해야 할지 답답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경남의 경우 도내 상담센터 35곳에서 11일부터 닷새 동안 이뤄진 전화상담이 약 1500건에 달했다. 건수로는 병원 한 곳당 하루 10건 정도이지만, 환자당 통화시간이 수십 분 이상으로 길어지는 경우가 많아 고민이다.
광주의 경우 이달 1∼15일 하루 평균 1500명 이상 확진자가 발생했지만 의료상담센터는 7곳에 불과하다. 광주의 한 병원 관계자는 “의료상담센터를 운영하려면 갑자기 의료진을 확충해야 하는 부담이 있다”며 “병원들이 운영을 기피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의료상담센터에서 이탈하는 병원도 늘고 있다. 부산의 경우 당초 재택치료 의료상담센터 11곳을 운영할 예정이었으나 이미 3곳이 운영을 포기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방역당국은 재택치료 체계가 최근 안정되고 있다는 입장이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사회전략반장은 16일 브리핑에서 “24시간 의료상담센터가 약 200개소 운영되고 있고 코로나19 진단검사가 가능한 의료기관 역시 4459개소로 빠르게 늘고 있다”며 “오미크론 대응 체계로의 전환이 빠르게 안착되는 중”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같은 날 재택치료 중인 정부 고위 당국자는 전화 상담이 쉽지 않다는 점을 인정하며 엇박자를 냈다. 11일 확진돼 재택치료 중인 류근혁 보건복지부 2차관은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토요일(12일) 오후 약 처방을 받기 위해 의료기관에 전화를 했는데 2곳 정도 연락이 안돼 다른 곳에서 처방을 받았다”면서 “국민들이 당황하지 않도록 앞으로 최대한 신속하고 소상하게 안내하도록 개선할 것”이라고 했다.
최종균 중수본 재택치료반장은 상담이 지연된다는 지적에 대해 “일부 상담센터에 민원성 전화가 몰리면서 대기 시간이 길어지고 있는데, 시도별로 인력을 확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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