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중국 베이징 서우두 실내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겨울올림픽 쇼트트랙 5000m 계주 결선에서 6분41초679의 기록으로 캐나다(6분41초257)에 이어 두 번째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남자 계주가 올림픽에서 메달을 딴 건 2010년 밴쿠버 대회 은메달 이후 12년 만이다.
이날 박장혁(24·스포츠토토), 곽윤기(33·고양시청), 이준서(22·한국체대), 황대헌(23·강원도청) 순으로 레이스에 나선 한국은 경기 초반 선두로 치고 나가며 좋은 레이스를 펼쳤다. 올 시즌 월드컵 남자 계주 1위 캐나다와 치열한 선두 다툼을 하던 한국은 13바퀴를 남기고 다시 2위로 내려앉았고 결국 두 번째로 경기를 마쳤다. 동메달은 6분43초431로 이탈리아에 돌아갔다.
남자 대표팀은 2010 밴쿠버, 2018 평창에 이어 세 번째이자 마지막 올림픽에 도전했던 맏형 곽윤기를 필두로 이번 대회 내내 찰떡 호흡을 보여줬다. 이번 대회 전까지 밴쿠버 5000m 계주 은메달이 유일했던 곽윤기는 마지막 올림픽에서 생애 첫 금메달에 도전했지만 금만큼 값진 은메달을 하나 더 목에 걸었다. 밴쿠버 시상식 당시 시상대 위에서 ‘아브라카다브라’ 시건방 춤을 선보였던 곽윤기는 이날 경기 뒤 열린 간이 시상식에서 방탄소년단(BTS)의 ‘다이너마이트(Dynamite)’ 춤으로 팬들의 기대에 부응했다.
박장혁의 부상 투혼도 빛났다. 7일 남자 1000m 준준결선 도중 중국 우다징과의 충돌 과정에서 왼쪽 손등이 찢어져 11바늘을 꿰맸던 박장혁은 붕대를 감고 경기에 나섰다. 전재수 헝가리 대표팀 감독이 어렵사리 큰 사이즈 장갑을 구해 주기도 했다. 11일 남자 5000m 계주 준결선에 불참했던 그는 이날 결선에서는 팀의 첫 번째 주자로 나서 역주했다. 손의 통증을 참아가며 다음 주자인 곽윤기의 엉덩이를 힘껏 밀었다. 막내 이준서도 발목 통증을 참아가며 메달을 합작했다. 결선에 나서진 못했지만 준결선에서 김동욱(29·스포츠토토)의 역주도 빛났다.
경기 뒤 곽윤기는 “금메달을 따고 싶었는데 못 따서 죄송한 마음이 크다”면서도 “(그래도) 5000만 국민 모두와 함께 뛴다는 마음으로 달렸다”라고 말했다. 남자 1500m 금메달에 이어 대회 두 번째 메달을 건 황대헌은 “좋은 동료와 합심해 값진 결과를 얻었다”며 “색깔이 중요한 게 아니다. 지금도 이 순간이 너무 행복하고 값지다”라고 벅찬 마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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