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16일(현지 시간) 공개한 지난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의사록에서 예상보다 더 빠른 금리 인상과 양적 긴축(QT)에 나설 방침을 밝혔다. 다만 시장이 각오한 것보다는 긴축 수위가 약해 이날 미국 증시는 큰 충격을 받지는 않았다.
연준은 의사록에서 “대부분 참석자들은 연방기금금리(기준금리) 목표 범위를 2015년 이후 시기보다 더 빠른 속도로 올리는 것이 타당하다고 제시했다”고 밝혔다. 의사록에는 “만일 예상했던 것만큼 인플레이션이 내려가지 않는다면 위원회는 지금 예상보다 더 빠른 속도로 완화 정책을 제거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구절도 있다.
연준의 이런 판단에는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가장 크게 작용했다. 이번 의사록에는 ‘인플레이션’이라는 단어가 73차례나 등장한다. 의사록에 의하면 FOMC 위원들은 최근 인플레이션 지표가 연준의 장기물가 목표치(2%)를 크게 넘어서고, 예상보다 오래 지속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최근 발표된 지난달 미국 소비자물가지수는 7.5%로 40년 만에 최고치를 나타냈고, 생산자물가지수도 역대 최고치에 육박하는 9.7%로 집계됐다.
연준은 금리 인상과 별도로 보유자산을 처분하는 대차대조표 축소(양적 긴축)도 본격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FOMC 위원들은 “현재 높은 수준의 보유자산에 비춰 대차대조표 크기를 상당히 줄이는 것이 적절할 것 같다”고 판단했다. 연준이 현재 8조9000억 달러인 자산을 줄이기 시작하면 시중 유동성이 빠르게 흡수되면서 상당한 긴축 효과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같은 연준의 의도가 공개되자 다음달 FOMC 회의에서 금리를 얼마나 올릴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금리 선물(先物)가격을 토대로 연준 통화정책을 예상하는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16일 오후 9시(미 동부시간 기준) 현재 연준이 3월에 금리를 25bp(1bp=0.01%포인트) 또는 50bp를 올릴 가능성은 각각 60% 대 40%로 팽팽히 갈려 있다. 올 연말 미국 기준금리는 1.50~1.75% 또는 1.75~2.00%가 가장 높게 예측된다.
시장은 연준의 고강도 긴축 의지를 이미 예상하고 있어서인지 의사록 공개에 크게 반응하지 않았다. 이날 뉴욕 증시에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0.1% 상승했고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0.2% 내린 채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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