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상수 감독이 영화 ‘소설가의 영화’로 제72회 베를린 국제영화제에서 은곰상 심사위원대상을 받았다. 이로써 홍 감독은 베를린 영화제에서만 3년 연속 수상하는 쾌거를 거뒀다.
16일(현지 시간) 베를린 영화제 홈페이지와 외신 등에 따르면 홍 감독은 최고상인 황금곰상에 이어 두 번째 상에 해당하는 은곰상 심사위원대상을 수상했다. 홍 감독은 지난해 제71회 베를린 영화제에선 ‘인트로덕션’으로 은곰상 각본상을, 제70회 영화제에선 ‘도망친 여자’로 은곰상 감독상을 수상했다. 앞서 2017년 홍 감독 작품 ‘밤의 해변에서 혼자’에 출연한 배우 김민희가 은곰상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것을 포함하면 홍 감독 작품이 베를린 영화제에서만 네번째로 은곰상을 받은 것이 된다.
홍 감독은 이날 시상식에서 “기대하지 않았는데 너무 놀랐다. 나는 내가 하던 것들을 계속하고 있을 뿐”이라며 수상 소감을 밝혔다. 그는 ‘소설가의 영화’에 주인공으로 출연한 연인 김민희를 무대 위로 부르기도 했다. 김민희는 “오늘 상영에서 관객분들이 진심으로 영화를 사랑해 주신다고 느꼈다. 감동적이었고 잊지 못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시상은 ‘드라이브 마이 카’로 아카데미 시상식 작품상 및 감독상 후보에 오른 일본 거장 하마구치 류스케가 진행해 눈길을 끌었다. 심사위원들은 ‘소설가의 영화’를 두고 “영화에 담긴 소박함과 미스터리는 편견을 깰 수 있다는 용기를 준다”고 평가했다.
‘소설가의 영화’는 홍 감독의 27번째 장편 영화로 지난해 3월 한국에서 촬영한 흑백 영화다. 지난해 10월 개봉한 전작인 ‘당신 얼굴 앞에서’에 출연한 배우 이혜영을 비롯해 김민희, 서영화 등이 참여했다. 소설가 준희(이혜영)가 잠적한 후배의 책방을 찾아 길을 떠나는 것으로 시작되는 이 영화는 준희가 영화감독 부부와 배우(김민희)를 만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다. 홍 감독은 이날 베를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저에겐 두 사람(이혜영과 김민희)이 있었고 (촬영) 준비를 하는데 소설가가 자신의 작품을 영화로 직접 만든다는 아이디어가 떠올랐다”며 소설가와 영화 제작을 주제로 영화를 만들게 된 이유를 밝혔다. 영화의 국내 개봉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올해 상반기 안에 개봉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이날 최고상인 황금곰상은 스페인의 여성 감독인 카를라 시몬의 ‘알카라스’에, 은곰상 감독상은 ‘검의 양면(Both Sides of the Blade)’을 연출한 클레르 드니 감독(프랑스)에게 각각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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