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D―19] 야권 후보 단일화 새 국면
安, 오늘까지 공식활동 전면중단…尹측 단일화 관련 발언 자제령
일각 “21일 선관위 첫 TV토론 전에 尹-安후보가 만나 담판 지을수도”
與선 “단일화 어려울것” 견제 나서
야권 후보 단일화 논의가 국민의당 유세 버스 내 사망 사고라는 돌발 변수를 만나 새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가 16일 빈소가 마련된 충남 천안 단국대병원에서 25분간 독대하며 대화의 물꼬를 텄다. 하지만 발인이 이뤄지는 18일까지 안 후보가 공식 활동을 전면 중단하면서 물밑에서 이뤄지던 양측 간 논의는 전부 멈춰 섰다. 13일 안 후보 측에서 윤 후보에게 단일화 논의를 제안하며 “2, 3일 내로 답변하라”고 언급했던 마지노선도 사실상 백지화됐다.
○ 21일 토론 앞두고 尹-安 담판 가능성
윤 후보와 안 후보의 ‘빈소 회동’ 현장에 있었던 국민의힘 관계자는 “두 후보 모두 단일화의 디귿(ㄷ)자도 입에 안 올렸다”며 “안 후보 부인 김미경 씨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이후 건강 회복 상태나 요리 등 일상적인 주제에 대한 이야기만 오갔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권영세 선거대책본부장도 17일 기자들과 만나 단일화 논의 진행 상황에 대해 “국민의당에 어려운 일이 최근 있는 상황에서 단일화나 야권 통합을 얘기하는 건 적절치 않다”고 말을 아꼈다. 권 본부장은 최근 일일점검회의에서 선대본 관계자들에게 단일화와 관련해 개인적인 발언은 당분간 자제하라고 지시했다고 한다.
일각에서는 21일로 예정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최 첫 법정 TV토론을 앞두고 두 후보가 전격 회동해 담판을 지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선대본 관계자는 “유세 버스 사고의 파장이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 안 후보의 향후 일정도 가늠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라면서도 “윤 후보의 지방 유세 일정을 감안할 때 첫 TV토론 직전 윤 후보의 제안으로 안 후보와의 회동이 성사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윤 후보는 여론조사 경선 방식만 제외하면 사실상 안 후보의 요구 조건을 통 크게 받아주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두 번째 회동에선 단일화 논의가 급물살을 탈 가능성이 있다.
다만 유세 버스 사고 이후 양측의 단일화 논의가 모두 중단된 상태라 예열 과정 없이 두 후보 간 담판이 전격 이뤄지긴 어렵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실제로 국민의힘 이철규 전략기획부총장은 지난주 안 후보의 최측근을 만났고, 국민의당 선거대책위원회 핵심 관계자는 구체적인 조건을 국민의힘에 전달하는 등 빠르게 돌아가던 물밑 움직임이 급격하게 식은 모습이다. 지지율 추세에 따라 국민의힘이 단일화에 대해 전략적으로 침묵하며 안 후보의 사퇴 결심을 압박하는 전략을 꺼내들게 될 경우 단일화 논의는 더욱 늦춰질 수 있다.
○ 안 후보 ‘완주’ 응원하는 민주당
더불어민주당은 야권 단일화에 대한 견제를 늦추지 않고 있다.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조응천 공동상황실장은 17일 라디오에서 윤 후보와 안 후보의 단일화 가능성에 대해 “저는 좀 어렵다고 본다”고 했다. 다만 조 의원은 “안 후보 입장으로서도 대단히 결연한 의지로 이번 대선을 완주할 모든 물적, 인적 또 정책적 완비를 다 한 걸로 알고 있는데 여기서 중도 포기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며 안 후보의 ‘완주’를 예측했다. 또 “(안 후보는) 멘털이 대단히 강한 분 아니겠나”라며 “이번 상까지 치러내시고 난 다음에 툴툴 털고 일어나시리라 본다”며 안 후보를 응원했다. 민주당 이해찬 전 대표도 이날 “윤 후보는 아무리 지지율이 낮다지만 그래도 수백만 (명)의 국민이 지지하는 안 후보를 무시하고 조롱한다”고 주장했다. 양측 사이를 벌려놓기 위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야권 결집의 흐름에 대해서는 혹평했다. 이날 윤 후보가 당내 경선 경쟁자였던 유승민 전 의원을 만난 것에 대해 민주당 선대위 정무실장인 윤건영 의원은 라디오에서 “선거가 20일 남은 형국에서 지금 등장하는 건 너무 늦었다”며 “이제야 1단계 원팀을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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