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러반군 “우크라군이 먼저 공격”
우크라 “반군 선공에 우린 응사 안해”
나토 “러, 선제공격 빌미 침공 우려”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 내 친러시아 분리주의 반군이 수립한 루간스크인민공화국(LPR)과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이 17일(현지 시간) 루간스크와 도네츠크 일대 9곳에서 우크라이나군이 먼저 포격을 했다고 주장했다. 러시아 언론에 따르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우크라이나군이 먼저 공격했다고 보고받았다. 끔찍한 도발이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에 우크라이나 정부와 군은 “반군이 먼저 공격했으며, 우리는 대응 사격을 안 했다”고 반박했다. 우크라이나 정부와 친러 반군 세력 간 분쟁이 이어져온 돈바스는 미국과 서방 정보당국이 러시아가 침공 명분을 만들기 위해 ‘무력 충돌 자작극’을 일으킬 수 있다고 지목한 곳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러시아가 며칠 안에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 외교부는 “우크라이나를 공격할 계획이 없다”면서도 “미국과 동맹들이 우리 안보를 보장할 법적 구속력 있는 합의를 할 준비가 안 돼 있으면 군사·기술적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러시아 국영 스푸트니크, 리아노보스티, 타스통신은 이날 일제히 “우크라이나군이 17일 오전 4시 반부터 2시간 동안 박격포와 수류탄, 유탄발사기, 중기관총 등으로 LPR, DPR 내 마을 9곳을 공격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 국영 통신들은 돈바스 지역 휴전협정을 이행하는 공동통제조정위원회(JCCC)에 파견된 친러 반군 세력의 주장을 인용했다.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반군 세력의 성명과 러시아 보도가 나온 직후 선제공격은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국방부는 “(친러 반군이) 122mm 중포 32발을 발사해 아이들과 교사가 있던 유치원 건물이 파손되고 직원 3명이 부상했다”고 했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은 이날 “러시아가 (이번 사태를) 우크라이나 침공의 빌미로 만들 것을 우려한다”고 했다. 앞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15일 “돈바스에서 친러파에 대한 ‘집단 학살’이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CNN에 따르면 조 바이든 미 행정부 고위 당국자는 이날 “러시아의 철군 주장은 거짓(false)이며 오히려 우크라이나 국경지대에 병력 7000명이 증강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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