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뒤 밀라노-코르티나 담페초 겨울올림픽까지 열심히 노력해서 올림픽 티켓 3장을 만들겠다.”
유영(18·수리고)은 17일 중국 베이징 서우두 실내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겨울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을 마친 뒤 이 같은 각오를 밝혔다. 김예림(19·수리고)과 함께 한국 여자 피겨 사상 첫 동시 ‘톱10’이라는 성과를 거둔 유영의 새 목표다. 유영은 6위, 김예림은 9위로 한국 선수 최초로 동반 톱10을 달성했다. 2026년 겨울올림픽에 3명이 출전할 경우 ‘피겨 여왕’ 김연아(32)를 포함해 김해진, 박소연 등 3명이 출전했던 2014 소치 겨울올림픽 이후 12년 만에 올리는 성과다.
한국 남자 피겨 간판 차준환(21·고려대)도 똑같은 목표를 밝혔다. 차준환은 10일 끝난 베이징 올림픽 남자 피겨에서 한국 남자 피겨 사상 최초로 톱5 진입에 성공한 뒤 4년 뒤의 각오를 밝혔다. 차준환은 “평창 대회 때부터 느꼈지만 이번에 베이징에 오면서 좀 더 많은 한국 선수와 함께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다음 올림픽까지 열심히 잘해 3장의 티켓을 만들어내자는 목표를 선수단에 제시했다”고 말했다.
한국 피겨 역사상 최초로 겨울올림픽에 남여 피겨 선수 3명 동시 출전을 위해서는 우선 기술적 발전이 절실하다. 올림픽 출전권을 위해서는 세계선수권대회 성적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2026년 올림픽 출전권은 2025년 3월 열리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정해진다. 2명 이상이 출전해 합산 순위 13위에 들거나 1명이 출전해 2위내에 들 경우 출전권 3장이 확보된다. 한 피겨 해설위원은 “베이징에서 동시 톱10 진입에 성공한 여자 선수들의 경우 꿈을 이룰 가능성이 더 높긴 하지만, 여전히 완벽하게 정복하지 못한 트리플 악셀(3회전 반) 점프에 대한 완성도를 높이고 쿼드러플(4회전) 점프에 대한 시도도 시작해야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좋은 성적이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남자 피겨에 대해서는 “남자 피겨의 경우에는 차준환 등 그나마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경쟁력 있는 소수의 선수들이 쿼드러플 러츠와 플립 등 살코와 토루프보다 더 난이도가 높은 점프를 정복해야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밝혔다.
선수층이 두터워지게끔 체계적인 유소년 시스템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특히 김연아 이후 여자 피겨 선수는 숫자도 많아지고, 세계적으로 경쟁력 있는 선수도 많아졌다. 하지만 남자 피겨의 경우 절대적인 선수 숫자도 부족하고 차준환 외에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경쟁력있는 선수가 없는 상황이다. 안소영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심판은 “선수층을 두텁게 하기 위해서는 꿈나무를 지원하는 체계적 시스템을 만들어야 할 뿐 아니라 외국 지도자들을 영입하거나 선수들의 전지훈련 지원 등 시스템과 물적 부분에서 동시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며 “특히 가장 중요한 것은 현재 쇼트트랙, 아이스하키 선수들과 함께 훈련하는 링크장이 아닌 피겨 전용 링크장을 만들어 피겨 선수에게 적합한 빙질에서 선수들이 부상 없이 안전하게 훈련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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