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아교세포’ 재생시켜 뇌 회춘 시대 연다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2월 23일 03시 00분


왼쪽부터 묵인희 서울대의대 교수, 이승재 서울대의대 교수, 안규식 서울대의대 박사과정.
왼쪽부터 묵인희 서울대의대 교수, 이승재 서울대의대 교수, 안규식 서울대의대 박사과정.
서울대의대 묵인희 교수 연구팀(이승재 교수, 안규식 박사과정)이 백질 연관 미세아교세포(WAM)를 이용한 ‘백질 노화 역전 가능성’을 제시한 논문을 18일 발표했다.

기존 뇌의 회춘에 관한 연구들은 대부분 신경세포의 사멸이 주된 기전으로, 퇴행성 뇌질환과 관련된 회백질에 초점이 맞춰졌다. 그러나 연구팀은 정상 뇌 노화과정에서 축삭(신경세포에서 뻗어나온 긴 돌기)의 손상이 나타나는 백질과 소세포의 역할에 주목했다.

미세아교세포는 뇌 속에 존재하는 면역세포다. 백질 연관 미세아교세포는 백질에 존재하는 수초 찌꺼기를 제거하는 역할을 한다. 나이가 들면서 이 세포의 분포가 늘어나 동시에 백질 안의 수초 찌꺼기도 많아지는데 백질 연관 미세아교세포의 포식 기능이 떨어져 찌꺼기를 분해하지 못하면 뇌 백질이 손상된다.

백질 노화에 대한 가설. 노화된 뇌에서 신경 보호와 신경 생성 잠재력을 가지고 있는 백질 연관 미세아교세포를 재생시킨다면 뇌 노화를 역전시킬 수 있다. 서울대병원 제공
연구팀은 이러한 뇌 노화와 백질 손상에 대한 고찰을 위해 생쥐를 대상으로 한 기전 연구 결과에 주목했다. 미세아교세포 생존에 필수적인 것으로 생각되는 CSF1R(군단 자극 인자 1 수용체)를 노령의 쥐에게 사용한 결과, 인지 기능과 시냅스 기능이 모두 어린 쥐와 유사한 수준으로 회복된 것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이 점에 착안해 백질 연관 미세아교세포를 초기화시키거나 자체의 기능을 호전시켜 백질 노화를 역전시킬 수 있다는 가설을 세웠다.

이러한 가설은 노화된 뇌에서 신경 보호와 신경 생성 잠재력을 가지고 있는 백질 연관 미세아교세포를 재생시킨다면 뇌 노화를 역전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연구팀은 강조했다.

묵 교수(국가 치매극복연구개발사업단장·서울대 치매융합연구센터장)는 “기존 연구들은 회백질의 노화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었다”며 “이번 연구는 백질의 노화에 초점을 맞춰 뇌 노화과정에 대한 새로운 가설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라고 말했다. 논문은 글로벌 학술 출판사인 ELSEVIER의 ‘Ageing Research Reviews’ 최근호에 게재됐다.

#헬스동아#건강#의학#미세아교세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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