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국제적 비판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미국과 캐나다 등에서 러시아산 보드카 보이콧이 시작됐다.
국영 또는 주정부가 민간기업과 계약을 통해 주류를 판매하는 미국의 여러 주에서는 러시아산 보드카 판매 금지 행정 명령을 내렸다.
27일 뉴욕타임즈(NYT)와 CNN 등에 따르면 오하이오, 유타, 뉴햄프셔, 텍사스 등의 주지사는 러시아산 또는 러시아 브랜드 보드카를 상점 진열대에서 내려줄 것을 주류 판매점에 요청했다.
뉴햄프셔의 크리스 수누누 주지사는 전날(토요일) “추후 공지가 있을 때까지 우리의 주류 매장에서 러시아산 및 러시아 브랜드 증류주를 제거한다”고 발표했다.
스펜서 콕스 유타 주지사도 같은 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심각한 인권 침해”라면서 “러시아에서 생산된 모든 제품을 제거하라”고 국영 주류 판매점에 명령했다.
마이크 드와인 오하이오 주지사도 “러시아 소유의 업체에서 만든 모든 보드카 구매와 판매를 중단할 것”을 주문했다.
버지니아주에선 루이스 루카스 상원 최고위원은 400개에 달하는 국영 주류 매장에서 보드카를 비롯한 러시아 제품을 제거할 것을 촉구했다.
아칸소주 톰 코튼 연방 상원의원은 트위터에 “러시아 보드카를 모두 버리고 빈 병을 탄약, 미사일과 함께 우크라이나로 보내 화염병으로 쓰게 하자”고 적었다.
시민들도 자발적으로 보드카 불매 운동에 동참했다. 일부 술집 주인들은 보드카를 걸레 물통이나 바닥에 쏟아 붓는 영상을 찍어 공개했다.
미국 오리건주 벤드에서 술집을 운영하는 빌 맥코믹은 “러시아가 마치 1939년처럼 행동하고 있다”며 가게에 있던 러시아산 보드카를 병째로 쏟아부었다. 미국 미시간주 그랜드피즈에서 바를 운영하는 밥 쿼이는 진열대에서 러시아 보드카를 치우고 그 자리에 우크라이나 보드카를 진열해 놨다고 페이스북에 밝혔다.
텍사스 레스토랑 연합회는 식당, 술집 등에 러시아산 술을 판매하지 말아 달라고 요청하며 이를 지지하는 업체들을 도울 것이라고 밝혔다.
캐나다에서도 같은 움직임이 일고 있다. 가장 인구가 많은 온타리오주 주류통제국은 지난 25일 600개 이상의 매장에서 러시아산 모든 제품을 제거하겠다고 발표했다. 매니토바주와 뉴펀들랜드주에서도 같은 내용의 보이콧이 진행 중이다.
다만 미국에서 소비되는 보드카의 1%미만이 러시아에서 생산되기 때문에 이 같은 행동은 러시아에 대한 ‘전략적 위협’이라기 보다는 ‘상징적’인 것”이라고 NYT는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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