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속도 5030’ 안착… 교통사고 사망자 2500명대로 줄이겠다”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3월 8일 03시 00분


권용복 교통안전공단 이사장 인터뷰
지난해 교통사고 사망자 2900명… 선진국보다 2배 높아 갈 길 멀어
7월부터 ‘보행자 우선도로’ 시행… 골목길 ‘생활권 안심도로’도 추진
이륜차 번호판 바꿔 난폭운전 막고, 시민 참여 ‘공익제보단’ 확대 운영

권용복 한국교통안전공단 이사장이 7일 경북 김천의 공단 이사장실에서 동아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권
 이사장은 “올해 교통사고 사망자를 2500명 수준까지 줄이는 걸 목표로 하고, 생활권 안심도로를 선도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한국교통안전공단 제공
권용복 한국교통안전공단 이사장이 7일 경북 김천의 공단 이사장실에서 동아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권 이사장은 “올해 교통사고 사망자를 2500명 수준까지 줄이는 걸 목표로 하고, 생활권 안심도로를 선도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한국교통안전공단 제공
“올해는 좀 더 도전적으로 접근하겠다. 교통사고 사망자를 2500명 수준까지 줄이는 걸 목표로 하겠다.”

권용복 한국교통안전공단 이사장은 7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지난해 4월 전면 시행한 ‘안전속도 5030’ 정책과 올해 7월 시행되는 보행자 보호 관련 제도들이 본격적으로 효과를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며 이렇게 밝혔다.

지난해 국내 교통사고 사망자는 2900명으로 잠정 집계됐다. 2016년 4292명에서 32.4% 감소한 것으로 교통사고 사망자가 연간 2000명대에 진입한 것은 처음이다. 권 이사장은 “자동차 1만 대당 사망자 수가 우린 1.16명인데, 선진국은 보통 0.5명 수준이라 아직 갈 길이 멀다”면서도 “보행자, 이륜차, 화물차 등 교통안전 취약 부문을 집중 관리해 나간다면 좋은 성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일문일답.

―교통사고 사망자가 2016년부터 연평균 7.5%씩 감소하고 있다.

“국민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관계기관이 역량을 집중한 결과다. 지난해 정부가 추진한 도심부 속도 하향, 음주운전 처벌 강화 등 타깃을 명확히 한 교통안전 정책이 바탕이 됐다고 생각한다. 특히 보행 사망자는 40% 이상 감소했는데, 교통안전 패러다임을 보행자 중심으로 전환하고자 했던 정책적 노력이 결실을 맺은 것 같다.

―올해 목표 달성을 위해 어떤 정책이 중점적으로 필요하다고 보는가?

“국내 교통사고는 보행자, 이륜차, 화물차가 취약 영역이다. 지난해 교통사고 사망자 중 보행 사망자 비율은 35%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의 두 배 정도다. 주거지나 상업지 주변 이면도로 등 ‘생활권 도로’는 시속 30km 이하 주행을 명확히 해야 한다. 이륜차는 사업용 자동차에 준하는 안전관리 제도를 도입할 필요가 있고, 사업용 화물차는 노상안전점검을 제도화해야 한다. 또 비사업용 화물차의 경우 교통안전법상 안전관리 항목을 적용하는 제도가 마련돼야 하고, 쿠팡 등 배송사업자의 안전점검도 의무화할 필요가 있다.

―올해 7월부터 보도와 차도가 구분되지 않은 도로 중 보행자의 통행을 우선하는 ‘보행자 우선도로’가 시행된다.


“보행자 안전이 위협받는 도로환경에서 통행우선권을 보행자에게 주면서 보행자의 안전을 우선시하는 정책이다. 지금까지 우리는 차량 소통을 우선시하는 정책과 제도를 추진해왔다. 앞으로는 보행자의 통행과 안전을 중요시하는 쪽으로 전환한다는 의미가 있다.

―이면도로를 중심으로 ‘생활권 안심도로’를 추진한다고 들었다.

“생활권 안심도로는 ‘포스트 5030’ 정책이다. 보행자 안전성을 지속적으로 높여나가기 위해 우리 공단이 선도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보행자 우선도로보다는 큰 개념으로, 보행자가 통행하는 생활권 도로 중 다양한 이동수단의 안전성과 공존성이 확보된 도로를 뜻한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추진할 생각인가?

“안전속도 5030 정책 등이 효과를 내면서 보행 사망자 비율은 감소하고 있지만 지속적으로 보행자 안전성을 높여 나가려면 생활권 도로를 중심으로 시설을 개선하고 보행자에게 안전한 교통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또 첨단기술을 활용한 교통사고 방지 기술을 적극 도입해야 한다. 예를 들어 서울 강남역의 뒤쪽 도로, 사당역 주택가 같은 ‘안전 사각지대’를 생활권 안심도로로 선정해 ‘안전한 속도’와 ‘안전한 도로환경’ 등을 구현해 나가겠다. 제한속도 준수율을 모니터링해서 지방자치단체가 합리적인 제한속도를 운영할 수 있도록 하는 한편으로 교통시설 개선안도 마련해 적용하겠다.

―이륜차 난폭운전은 단속하기가 어렵지 않나?

“2020년 이륜차 교통사고 사망자는 525명이었는데, 지난해 457명으로 13% 정도 감소했다. 공익제보단 등 ‘시민 참여형’ 사업이 성과를 거둔 결과다. 상습 법규위반 지역과 관련 시간대에 공익제보단을 확대 운영할 계획이다. 실제 교통안전 강국인 스웨덴에서도 우리의 공익제보단과 유사한 ‘교통관제사’(traffic controller) 제도 도입을 검토 중이다.

―번호판이 잘 보이지 않는 이륜차가 많다. 번호판을 개선해야 한다는 주장이 많은데….

“국내 이륜차는 220만 대나 되지만 번호판을 없애거나 가리고 다니는 이륜차가 굉장히 많다. 더욱이 번호판이 뒤에만 있는 탓에 잘 보이지도 않고, 번호판에 지역까지 들어가 있어 복잡하다는 의견도 많다. 이런 상황을 감안해 번호판의 시인성을 개선하는 ‘번호체계 개편 방안’을 연구 중이다. 번호판 글자체와 색상, 크기는 물론이고 디자인도 개선해 선호도를 조사해보려고 한다. 또 이륜차도 사업용 번호판 도입을 검토하고, 이륜차 전면에 번호판을 부착하는 게 타당한지도 검토해 나가겠다.

―화물차는 졸음운전 사고가 많은 편인데….

“화물차는 교통량이 적은 아침 일찍 또는 밤에 많이 다니다 보니 졸음운전에 따른 사고가 많은 편이다. 일단 화물차 기사들이 휴게시간을 철저히 지켜야 한다. 현재 규정이 ‘2시간 운행 15분 휴식’으로 돼 있는데, 준수 여부를 적극 점검하겠다. 특히 화물차 기사들이 쉴 수 있는 고속도로 휴게소 인프라도 많이 구축할 필요가 있다.”

#권용복#교통안전공단 이사장#인터뷰#안전속도#교통사고 사망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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