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6그룹 의원들을 주축으로 한 더불어민주당 내 최대 의원 모임인 ‘더좋은미래(더미래)’가 윤호중 비상대책위원장의 사퇴를 요구하기로 했다. ‘윤호중 비대위’ 체제에서는 당 쇄신은 물론 6월 지방선거에서도 패배를 면하기 어렵다는 취지다.
더미래는 16일 서울 여의도 민주당 서울시당에서 ‘제20대 대통령 선거 평가와 우리의 할 일’이란 주제로 회의를 열고 현행 윤 위원장 체제가 적절하지 않다는 다수 의견을 모았다. 더미래 간사를 맡고 있는 기동민 의원은 회의를 마친 후 취재진에게 “공식적인 의견은 발표하지 않기로 했지만 (이러한) 의견을 윤 위원장에게 전달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6월 지방선거가 얼마 남지 않았고, 비대위가 이번주 초에 출범한 만큼 윤 위원장 체제에서 안정을 꾀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윤 위원장 체제에서는 쇄신이 어렵다는 쪽으로 중론이 형성되면서 “윤 위원장의 결단이 필요하다”는 취지로 의견이 모였다. 더미래는 앞으로 3주 동안 20대 대선 결과에 대한 당 안팎 의견을 모아 분석 하고, 당 쇄신 방안을 논의한다는 계획이다.
이날 회의에는 기 의원을 비롯해 박홍근 김영호 정춘숙 진성준 권인숙 민병덕 오기형 이수진(비례) 이해식 정필모 천준호 홍정민 의원 등이 참석했다. 지난해 경선 과정에서 이재명 전 경기도지사의 비서실장을 맡았던 박홍근 의원은 이날 회의에서 원내대표 출마를 공식화 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행 비대위 체제에 대한 반발 동시에 이 전 지사의 ‘역할론’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민주당 김두관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에서 “(대선) 열기를 온전히 받아 안아서 그나마 지방선거를 잘 이끌 분은 이재명 상임고문”이라며 ‘이재명 비대위’를 주장했다. 그는 “(이 전 지사와) 두 번 정도 전화를 했다”며 “(비대위를 수락한다는) 분위기를 제가 느끼지는 않았지만 설득해야한다는 입장이고 설득 여지가 있다”고 덧붙였다. 민주당 일부 당원들도 윤 위원장의 퇴진과 함께 이 전 지사가 비대위원장 또는 당대표로서의 역할을 해야 한다는 내용의 문자폭탄 세례를 의원들에게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치권 관계자는 “윤 위원장을 향한 비판의 목소리와 함께 이 전 지사의 역할론 요구가 이어지면서 당분간 민주당 내 세력싸움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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