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전 세계 식품산업 업계는 ‘지속 가능성’이라는 사회적 가치를 중심으로 미래 먹거리 개발에 주목하고 있다. 최근엔 식품산업의 지속 가능성을 위해 식품산업에 최첨단 혁신기술을 융합한 ‘푸드테크(Food tech)’가 주목받고 있다.
식육과 어류는 과거엔 전통 산업을 토대로만 얻을 수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생명공학기술을 접목한 세포 배양 기술을 활용해 소, 돼지, 닭, 오리, 새우, 참다랑어 등을 배양육으로 제조할 수 있게 됐다. 미생물 배양 기술을 활용해 우유를 제조하거나, 식물성 원료에서 단백질을 추출해 달걀을 만드는 일도 가능해졌다. 이렇게 생산한 대체식품을 이용해 식물성 마요네즈, 쿠키, 아이스크림, 햄버거 등의 제품을 만들기도 한다.
푸드테크의 진화된 기술력은 대체식품 뿐 아니라 식품 공정 기법에도 적용되고 있다. 이제는 3차원(3D) 프린팅을 활용해 초콜릿, 피자, 파스타 등 기존 식품 제조공정을 단축시키고 더 정교한 형태의 식품을 만들 수 있게 됐다. 나노기술을 활용하면 초미세 단위까지 식품의 구조와 구성을 제어하면서 맞춤형 식품을 제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전 세계 푸드테크 산업을 선도하는 미국과 네덜란드, 이스라엘, 일본 등은 식물성 소재와 줄기세포 등 다양한 기술을 적용한 대체식품 개발 및 투자에 집중하고 있다. 싱가포르는 세계 최초로 세포 배양식품을 ‘신소재 식품’으로 승인하고 상업화를 허용하기도 했다.
국내 대체식품 시장은 어떨까. 국내에서는 식물성 단백질로 만든 콩고기를 시작으로 다양한 식물성 원료 기반의 대체 단백질 식품이 판매되고 있다. 소비자들은 이런 제품들을 채식주의자를 위한 ‘비건 식품’으로 인식하고 있다. 그 외에 일부 대기업과 스타트업 기업을 중심으로 세포 배양육, 미생물 배양 단백질, 기능성 당류 등의 개발을 시작했다.
국내 푸드테크 산업은 이제 혁신을 위한 첫걸음을 떼는 단계다. 푸드테크를 식품 제조 및 가공의 핵심 산업으로 빨리 성장시키기 위해선 몇 가지 정부의 정책 뒷받침이 필요하다.
첫째, 푸드테크를 활용한 혁신 제품이 빠르게 시장에 진입할 수 있도록 제품의 기획과 연구개발(R&D)부터 제품화 단계까지 식품의약품안전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 관계부처가 유기적으로 업계를 지원하는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둘째, 신기술을 적용한 새로운 식품에 맞는 과학적인 안전성 평가 기준과 신속한 인정심사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이를 위한 투자와 지원은 필수 조건이다.
셋째, 새로운 제품을 소비자에게 인식시키고 기존 산업과 조화시키는 등 신기술의 수용성을 높이기 위한 소통 방안을 다각적으로 모색해야 한다.
이제 식품산업은 양적 성장에 초점을 맞추던 과거에서 벗어나 과학기술을 토대로 하는 질적 성장에 집중해야 한다. 정부 역시 합리적이고 체계적인 규제 프레임을 설계하고, 정책적으로 아낌없는 지원을 해 주기를 기대한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