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23일 새 한국은행 총재 후보로 이창용 국제통화기금(IMF) 아시아·태평양 담당 국장을 지명했다. 청와대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측의 의견을 수렴해 인선했다고 밝혔으나 윤 당선인 측은 “협의한 바 없다”며 상반된 입장을 내놨다.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청와대 춘주관에서 브리핑을 통해 이 국장을 한은 총재 후보로 지명했다.
박 수석은 “국제경제 및 금융 통화 이론과 정책 실무를 겸비해 주변으로부터 신망이 두텁다는 평가를 받는다”며 “경제재정 금융 전반의 풍부한 식견과 경험, 글로벌 네트워크 감각으로 국내 경제금융상황에 대응하는 안정 통화신용정책으로 물가 금융시장안정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충청남도 논산 출생인 이 내정자는 1984년 서울대학교 경제학 학사, 1989년 하버드대학교 대학원 경제학 박사를 졸업한 뒤 서울대학교 경제학부 교수로 재직한 바 있다. 2007년 대통령 선거 이후 당시 이명박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경제1분과 위원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준비위원회 기획조정단 단장, 아시아개발은행 ADB 수석 이코노미스트를 거쳤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기자들에게 지명 배경을 설명하면서 “자세한 사항은 답하기 곤란하지만, 총재직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당선인 측의 의견을 들어 내정자를 발표했다”고 밝혔다.
그는 “어느 정부가 지명했느냐와 관계없이 이달 말 임기가 만료되기 때문에 임명 절차 등을 고려할 때 후임 인선작업이 필요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윤 당선인 측의 주장은 달랐다. 윤 당선인 대변인실 측은 이날 공지문을 통해 “한국은행 총재 인사와 관련해 청와대와 협의하거나 추천한 바 없음을 알려드린다”고 강조했다.
다만 윤 당선인 측에서는 이 내정자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보는 기류가 감지됐다. 당선인 측 관계자는 언론에 “이 후보는 좋은 분이라고 생각하지만 절차적으로는 청와대 인사이며 당선인 쪽에서도 추천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김은혜 당선인 대변인도 이날 오전 브리핑에서 “한국은행 총재의 경우 다른 부분까지 포함해서 말씀드릴 계기가 있겠지만, 윤 당선인이 특정 인사를 추천한 바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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