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공행진하던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연 최고 6%를 넘어섰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공격적인 금리 인상에 나선 데다 한국은행이 추가 기준금리 인상을 예고하고 있어 주담대 금리가 연 7%까지 오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날 우리은행의 주담대 고정금리(혼합형)는 연 4.1∼6.01%로 집계됐다. 전날 연 3.99∼5.9%에서 하루 새 상·하단 금리가 모두 0.11%포인트 뛰었다. 우리은행 주담대 금리가 연 6%를 넘어선 건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8년 이후 14년 만이다.
이날 하나은행의 주담대 고정금리도 연 4.647∼5.947%로 최고 금리가 6%에 임박했다. KB국민은행은 연 4.0∼5.50%, 신한은행은 연 4.32∼5.15%였다. 4개 은행의 주담대 변동금리는 연 3.51∼5.224%였다.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가파르게 오르는 것은 최근 국고채 금리가 급등하고 있기 때문이다. 28일 국내 국고채 10년물 금리는 3.031%로 8년 만에 3%를 돌파했다. 2014년 9월 17일(3.034%) 이후 최고치다. 국고채 금리가 오르면서 주담대 고정금리의 기준이 되는 금융채 금리도 8년 만에 최고치인 3.229%로 올랐다.
연준이 금리를 한 번에 0.5%포인트 올리는 ‘빅스텝’ 가능성을 언급한 데다 국내에선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 논의가 이어지고 있어 금리 상승세는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50조 원 규모의 추경 재원을 마련하려면 적자 국채 발행이 불가피해 채권 금리 상승세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조만간 6%대 주담대 금리가 일반화된 데 이어 7%를 넘어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은행권 관계자는 “금리 변동 폭이 커 30일에는 주담대 최고 금리가 연 6% 밑으로 떨어질 수 있다”면서도 “금리 인상기를 맞아 대출 금리가 우상향하는 추세이기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6%를 넘을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대출 금리 상승세가 가팔라지면서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 ‘빚투’(빚내서 투자)에 나섰던 대출자들의 이자 부담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24일 현재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705조1618억 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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